커다란 산이 무너져 내린 거 같다.
아버지는 나에게 산 같은 존재였다. 몇 달 전 회사에서 잘린 후 한 달 동안에 침거 생활을 마친 아버지는 정신과 진료를 받고 싶다고 했다.
아무리 자려해도 밤에 잠이 오지 않아서였다.
딸인 나는 그게 나의 허물이 될까 말린다.
아버지 괜찮다고 마음을 그렇게 먹으라고
안 괜찮은데 괜찮다고 그렇게 우기며 돌아선다.
주는 것에 익숙한 아버지는 집으로 돌아가는 딸의 손에 차비를 쥐어준다.
어느새 받는 것에 익숙한 딸은 속상해하면서도 모른 척 쥐어준 돈을 움켜쥔다. 그게 아버지 눈물인 걸 알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