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저녁에 서다

by 미누

분주하게 거니는 마음을

가련한 손길로 다듬는다


재촉하지 않는다.

서두르지 않는다.


저녁 어스름이 될 때까지도

난 시간이 흘러가는 줄도 몰랐으니까.


거룩한 종소리가

한번, 두 번, 세 번-


시간을 깨뜨린다.

정적을 파괴한다.


나는 침묵하고 있었던가

어디로 소멸하고 있었던가


더듬더듬

앉았던 자리에 온기를 만진다


시간이 가고 있었다.

아무것도 흐르지 않는 것은

사실 없었다.


그리고 나도

거기 더 이상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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