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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닝 Jan 25. 2023

day10. 격한 환대

#10일차


회식이 있던 날이었다.


아이는 일찌감치 남편과 하원했고, 오늘은 어린이집에서 짧게 잤다는 키즈노트를 봤다.

그럼 평소보다 조금 일찍 밤잠에 들겠지.


사람들과 헤어지고 집 앞에 도착하니 온 집에 불이 다 꺼져 있었다.

아이가 밤잠을 자러 들어갔다는 뜻이다.

오예, 퇴근과 동시에 육퇴구나! 집에가서 오늘 스터디도 하고, 글쓰기도 하고, 낭독도 해야지.


살금 살금, 최대한 조용히 집으로 들어갔다.

컴퓨터방에 들어가서 문을 닫고 외투를 벗어놓고 블로그 글을 정리하고 있었다.

 

앉은 지 3분이 채 되지 않았을 때

문 밖에서 아이와 남편의 소리가 들렸다.

자러 들어가면 침대에 누워서 1시간을 놀아도 다시 나오지는 않는 아이인데.

조금 기다리니 컴퓨터방 문을 열고 아이가 들어왔다.


"엄마~!! 진짜 엄마가 왔어요? 엄마~~~~~~~~~ 엄마 보고싶었어요~~!!!"

눈에 잠이 가득한 얼굴로 나를 꽉 안아주었다. 뽀뽀도 해주었다.

엄마가 오는 소리가 났단다. 나가서 엄마가 왔는지 봐야겠다고 했단다.

침대에 누워서도 아빠와 계속 엄마 이야기를 했다는 아이.

살금 살금 들어왔는데, 인기척을 느꼈나보다.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나보다.

나를 기다리고 있었나보다.


세상 어디에서 나를 이토록 기다리고 환대해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내가 엄마라는 이유로, 바로 오늘 아침에 헤어졌는데 말이다.


감격스럽고 마음이 몽글몽글 따뜻한 것으로 가득 차는 기분이다.

그래, 오늘 하루는 아이가 자면 하려고 했던 것들을 다 째자.

아이 옆에 누워서 아이 손을 잡고 아이와 함께 잠들어야겠다.





*매일 30분, 작심 100일 프로젝트는 꿈샘과 글친구들이 함께 합니다.

#꿈샘

#꿈샘과글친구들

#매일30분작심100일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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