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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닝 Feb 09. 2023

day21. 나와 닮은 존재

#22일차


아이가 자랄수록 나와 닮은 곳이 늘어나고 있다.


처음엔 웃는 분위기가 닮았다 싶었는데


어느새 입도, 눈썹도 다 닮아있다.



남편에겐 좀 미안하지만 남편보단 나를 더 많이 닮은 것 같다.


어렸을 때 거울속 내 모습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직 가지고있는 나의 어린시절 사진을 보면 내가 봐도 많이 닮았다. 나보다 눈이 더 크고 또렸하다. 나보다 이쁘다.



신기하고 신비하다. 닮는다는 것.



나도 엄마와 아빠를 많이 닮았을까?


나도 아기였을 땐 아빠를 닮았다가 커가면서 엄마를 닮아갔을까?


부모가 없는 듯 사는 것은 이따금 이렇게 쉬운 질문을 할 곳이 없다는 것이다.



나의 기억으로 살아간다.


그 흔한 '니가 어렸을 때는 말이다~'로 시작하는 수십번 들어서 지겨운 그 이야기가 없이 말이다.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을 때 지겹다 생각하지 말고 녹음해 둘 걸.


명절마다 했던 이야기 또 하고 또 해도 재밌다고 카메라로 찍어둘 걸.



아이의 코가 할머니랑 닮았다. 콧볼이 넓고 동그랗다.


할머니와 아이가 만나 볼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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