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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닝 Jan 12. 2023

day5. 나 착하지요?


#5일차


아이가 뜬금없이 말했다.

"나 이제 착하지요?"

뭐지? 왜 이런말을 하지? 생각했지만

"그럼~ 시현이는 원래 착하지." 하고 대답했다.

착한 어린이에게는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준다고 했단다.


착하다는 게 뭘까.



착하다는 게 대체 뭘까? 사전에는 '언행이나 마음씨가 곱고 바르며 상냥하다'고 설명 되어있지만, 실제로도 그런 뜻으로 쓰이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보다는 어른들의 말과 뜻을 거스르지 않는 어린이에게 착하다고 할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러니 어린이에게 착하다고 하는 건 너무 위계적인 표현 아닌가.

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에세이



나의 말을 잘 들으면 나의 아이는 착한 것인가?

어른들이 원하는 바를 잘 이해하고 울지않고 징징거리지 않고 아이지만 어른답게 행동하는 것이 착한 것인가?


'착하다'라는 말에 왠지 모를 반감이 있다.

아이에게도 착하다는 칭찬은 하지 않는다. 이쁘다, 사랑한다는 말은 입에 달고살지만

어렸을 때 그렇게 어른들이 하던 '착하다'라는 말은 왠지 해주고 싶지가 않다.


어렸던 나는 착했어야만 했다. 친가에서 우리집이 조금은 별난 집이었으니 친척들에게는 착한 아이여야했다.

명절에 큰집에 다 모여도 나는 뭐라도 정리를 해야하나 눈치를 보았고 그렇게 하는게 할머니를 욕되게 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했다. 투정도 부리지 않았고 무엇을 하겠다 조르지도 않았으며 어른이 시키면 네, 하고 대답했다.

아이고 착하다~라는 말을 들어야만 했다.


그래서였을까, 어른이 된 나는 둥글어졌지만 조금은 뾰족하다. 회사에서도 할 말은 다 한다.(그래도 다 지르진 않는다. 몇 번은 참고 생각하고 말한다) 나에게 우리에게 부당하다 생각되는 건 어렸을때 나처럼 참고싶지 않다.  그런걸 좋게 보는 시대가 왔으니 다행이지 아주 옛날같은 시대였다면 눈밖에 나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럼 지금의 나는 착하지 않은 것일까? 


우리 아이는 어른 눈치를 보는 그런 착함이 아닌 선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힘들어하는 사람을 보면 가슴아파 할 줄 알고, 

내가 도와 줄 수 있는 상황이라면 남을 도와 줄 주도 알고,

내 것이 귀한 것처럼 남의 것도 귀한 것임을 알고,

함께하면 마음이 따뜻한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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