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않은 길 위에서 나를 바라보다(2)

선택과 후회 사이, 시간이 빚어낸 나의 길

by 동그리

그렇게 나는 내 꿈을 향해 올바른 방향으로 한 걸음씩 걷고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나는 몰랐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예상치 못한 변수가 얼마나 자주 나타나는지 말이다.


다짐이 확신으로 굳어지려던 무렵,

언니에게서 취업 제안을 받았다.

"언론사로 취업해 보지 않을래?"


워낙 이야기를 많이 나누던 사이였기에

언니가 어떤 일을 하는지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사원증을 목에 걸고 직장인들 사이에 서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하자 저절로 웃음이 났다.


그와 동시에 생각이 복잡해졌다.

이 길을 선택하면, 오랫동안 품어온 워킹홀리데이의 꿈은

가슴속에 묻어둬야 하는 건 아닐까.


하지만 그 고민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어떤 선택을 하든 후회는 남을 것 같다면,

차라리 후회 없이 면접이라도 보자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치른 나의 첫 면접. 결과는 합격이었다.


그렇게 나는 직장인으로서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맞았다.


나에게 새롭게 부여된 호칭 앞에서 스스로를 증명하고 싶어 애썼던 2023년 상반기.

그 시간은 유난히 빠르게 흘러가 버렸다.


정신없이 달려온 사이, 내 인생에서 ‘워홀’이라는 단어는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다.

그때 친구의 한마디가 내 마음에 잔잔한 바람을 일으켰다.

"나 곧 호주로 워홀 가."


그토록 원하던 내 꿈을 친구가 먼저 이루었다고 생각하니

기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저릿했다.


그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멀리 떠나는 친구를 향한 서운함이었을까,

아직 이루지 못한 내 꿈에 대한 후회였을까.

답을 내리지 못한 채,

나는 친구를 호주로 떠나보냈다.


SNS 속 친구의 근황을 보며

"잘 지내고 있구나" 하는 안도감과 함께

설명하기 어려운 욕망이 가슴속에서 다시 들끓었다.


그제야 알았다.

"아, 나는 후회하고 싶지 않구나."

감정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자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성적으로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나는 가지 못한 길에 주저앉아 후회만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한 선택이 옳았다는 걸, 나 자신에게 증명하고 싶었다.


그래서 친구가 호주에서 부지런히 일하고 경험을 쌓는 동안,

나는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나만의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가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한국으로 돌아온 친구는 그 친구의 길을,

나는 직장인이자 작가로서

또 다른 꿈을 품고 나만의 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사람마다 걷는 길은 다르다.

가지 않은 길, 선택하지 않은 날들을 붙잡고

하루하루를 후회하던 시간들이 아직도 눈앞에 선명하다.

그 시간을 지나오고 나니 새로운 꿈이 찾아왔다.


앞으로도 내 인생에는 수많은 선택이 닥쳐올 것이다.

그때마다 오늘을 기억하려 한다.

모든 선택엔 크고 작은 후회가 따른다.

그 후회를 기회로 바꾸는 일은 결국 내 몫이다.


인생은 후회와 기회가 함께 엮여 만들어지는 한 권의 책 같다.

나는 오늘도 내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작가이자, 내 삶의 유일한 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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