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생활
드디어 찾아온 회복, 그리고 자기반성
by forever Young Jan 14. 2025
몇 주간 나를 괴롭혔던 허리 통증이 드디어 사라지고 있다!! 여전히 숙이거나 좌우로 휙 돌리기는 어렵지만, 이제 어느 정도 러닝 머신 위에서 30분을 뛸 정도로 호전이 되었다. 허리 때문에 끙끙 앓고 세상 예민했던 3주 동안에 남편은 왠지 자기 때문에 더 무리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내게 매우 미안해했다. 유난이라고 생각했다가, 너무 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가- 자기 나름대로 감정이 오르락내리락했다가도 잠도 편히 못 자는 나를 보고 아마도 그는 자신의 몸부터 건강하게 만들어야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은 듯하다. 헬스장에서 양 허리에 손을 대고 슬슬 걷는 내 옆에서 남편은 30분이 넘도록 달리고 또 달렸다. 저러다 말겠거니 했던 것이 벌써 보름이 넘은 것을 보니 아마 꽤나 굳게 다짐이라도 한 모양이다. 혹여 칭찬이라도 했다가는 이 정도면 됐다고 스스로 만족하고 그만둘까 봐서 나는 그저 열심히 뛰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고 그냥 어깨만 툭툭 두들겨주고 만다. 나는 안다. 칭찬은 남편을 춤추게도 하지만, 굳은 결심을 멈추고 다시 안주하게 만든다는 것을.
현재 박사 논문을 병행하는 남편이 오래간만에 교수님을 만나는 날이었다. 이전에는 그런 날이면 늘 거나하게 먹고 취해서 비틀비틀 들어오곤 했기에 나는 그날도 보나 마나 그런 모습으로 오겠거니 예상을 하고 어떻게 하면 화를 안 낼까 생각하고 있었다. 볼 일을 마치고 부지런히 집으로 달려와서 우리 강아지를 산책시킬 준비를 시작할 즈음에 현관문 키패드 누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남편이 귀가했다. 세상 멀쩡한 모습으로! 그러더니 갑자기 나를 안아주더니 [내가 오늘 당신 사진을 가만히 살펴봤어. 이렇게 잘 웃는 사람인데 요즘 내 옆에서 제대로 웃지를 못 하는 거 같아서 얼마나 반성을 했나몰라.] 그는 내 앞에서 마치 회개라도 하는 것처럼 진심을 다해 미안해하고 있었다. 오히려 전혀 다른 예상을 했던 내 마음이 더 못나 보일 지경이었다. 같은 직원이 사줬다는 아이스크림바 하나를 소중히 주머니에서 꺼내면서 [이거는 우리 여보 먹으라고!] 웃는 우리 커다란 곰 남편. 진짜 이렇게 요즘 시대에 찾아보기 어려운 착하고 속 깊은 사람은 맞다.
어제 친한 보험관리사분이랑 통화할 일이 있었다. 그간의 근황을 한창 말하던 중에 그분이 말하길,
선생님 남편은 진짜 말 한마디도 허투루 하지 않은 진국 같은 사람! 이라며 최근 우리 친정엄마와 만나시면서 두 분이 우리 남편 칭찬을 한참 했다고 한다. 좀처럼 칭찬하지 않는 엄마가 그러셨다는 사실이 놀랍다. 따듯하고 천성이 착한 사람이 세상 깍쟁이를 만나 고생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툴툴거리던 아내는 이렇게 또 자기반성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