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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이 소개

by forever Young

세상 하얀 치아를 내보이며 헤헷~소리 내어 웃을 것만 같은 이 아이가 바로 우리 가정의 꼬맹이 기쁨이다. 기쁨이는 요즘 보이는 작은 비숑과는 다른 스탠다드 비숑이고 비록 중성화 이후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땅콩이를 잃었지만... 엄연한 수컷이다. 엣헴 미안허다..


몸무게는 현재 8kg으로 결코 가볍지 않으나, 여전히 자기가 아기인 줄 알고 있어서 간혹 걷다가 힘들면 안아달라고 엎드려서 시위를 하곤 한다. 최근 동물 병원에 갔다가 "얘가 뚱뚱한 건 아니고, 하도 운동을 해서 근육량이 많긴 한데.. 이제 기쁨이의 몸무게는 맥시멈까지 왔어 엄마. 그러니 앞으로는 몸무게 더 늘리지 말고 조금 줄여야 해"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고 사료 양을 한 줌씩 줄이는 중이다. 사실 식탐이 없는 기쁨 이는 사료 양이 줄어들든 말든 별 상관이 없다는 표정이다. 밥그릇 담담인 엄마의 마음만 아플 뿐..


처음 반려견을 키우자고 한 건 남편이었고, 멈칫 멈칫하던 나와 별개로 그는 차곡차곡 네이버 장바구니가 터져나갈 만큼 강아지 용품을 끌어모은 채 언제든지 결제 버튼을 누를 준비가 되어있었다. 남편의 설득에 우리는 둘 다 강아지 관련 서적과 유튜브 채널, 그리고 온갖 주변 반려인들의 이야기까지 추합 해가며 반려견에 대해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이건 물건이 아닌 하나의 소중한 생명이고, 어린 아기 하나를 입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어서 그 책임감이 막중했다. 고민이 무려 3달간은 이어졌다.


한창 고민을 하던 시점에 우연히 남편 회사 동료분의 비숑을 며칠 맡아주게 되었는데 이 경험이 나의 마음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그 말랑말랑한 핑크색 배, 밤이면 꼭 곁에 붙어서 자는 얼굴, 게다가 산책을 하면 좋아서 무섭게 달리는 그 아이와의 이틀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 한 행복 그 자체였다. 그래서 그 아이가 다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을 때, 나는 그 길로 비숑 분양을 폭풍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렇다. 난 비숑과 완전히 사랑에 빠져버린 것이다.


기쁨이를 처음 만난 곳은 전주였다. 펫샵의 손바닥 만한 강아지들이 갇혀 있는 모습을 직접 본 이후 우리 부부는 펫샵을 마음에서 지웠다. 자꾸 펫샵에서 분양이 이루어지면, 이렇게 약하고 작디작은 생명체들이 물건처럼 지속적으로 내다 팔 릴 것만 같았다. 대신 건강한 방법으로, 또 사랑으로 비숑을 키우시는 전문 브리더분들을 찾기 시작했고, 그중 한 분이 전주에 계시는 분이었다.

브리더분이 품에 한가득 안고 온 비숑 강아지들은 우리가 펫샵에서 본 아이들의 거의 2배 크기였다. 그래서 처음 안겨있는 모습에 헉! 소리가 절로 났다. 총 6마리의 강아지가 펜스 안에서 물고 뜯고 예뻐해 달라고 손을 꽁꽁 깨물고 짖고 하는 중, 우리의 눈에 들어온 건 몸집은 제일 크고, 눈은 제일 쳐지고 동배들에게 치여서 구석 자리에 조용히 있는 아이였다. 겨우 차지한 장난감으로 놀라치면 다른 아이들이 왕! 하고 달려들었는데, 이 녀석은 한 번의 반격 없이 순순히 장난감을 내어주고는 남들이 질려서 버린 삑삑이를 그 짧은 다리로 톡톡 치면서 얌전히 놀았다. 세상 아련한 눈빛이 어찌나 우리 남편이랑 똑 닮았던지, 그리고 남편도 이를 똑같이 느꼈는지 2시간 가까이 되는 면접에서 우리 마음은 이미 확고해졌다.



그날부터 기쁨이는 우리 집의 큰 사랑이자 기쁨이 되었다.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우리와의 삶이 기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름도 기쁨이라고 지었다. 저 때만 하더라도 기쁨이가 벌써 2.4kg이 넘었어서 꽤 크다고 여겼는데 오랜만에 사진을 보니 세상에.. 저렇게나 작고 아기였구나 싶다.

기쁨이는 하루에 무려 3회 이상 꼬박꼬박 산책을 나간다. 아빠와의 산책은 새벽, 엄마와의 산책은 점심 직전, 그리고 마지막으로 엄마 아빠와 함께 하는 저녁 산책이 있다. 이렇게 3번씩 산책을 매일같이 하고 나면 강아지는 세상 단단한 근육질이 되고 인간들은 늘 지쳐서 머리만 베개에 닿으면 바로 기절한다. 그러나 힘들고 귀찮은 마음이 들지라도 막상 나가고 나면 우리 셋은 늘 활짝 웃는 얼굴로 산책을 즐긴다. 그 즐거운 산책길을 여러분들도 간접적으로 함께 즐겨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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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모든 산책이 저러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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