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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 Aug 06. 2022

첫 직장을 퇴사하고 병의원 경영컨설팅에 도전하다.

치과 강사를 준비했던 시절. 강사님을 통해 알게 된 병의원 경영컨설팅.

병의원 경영컨설팅에 대해 당시에 내가 이해했던 그대로 적어본다면 컨설팅을 요청한 치과에 컨설팅 팀에 소속되어 있는 치위생사 3~4명이 투입돼 치과에서 일을 하며 재정비하는 것이다. 팀의 관리자는 치과인이 아닌 네이버 카페에서 치위생사에 대해 운영 중인 남자 경영실장이었다.

경영실장님은 치과상담에 관한 여러 강 의도하고 있고 유명한 네이버 카페장이기도 해서 신뢰가 갔다. 치과 코디네이터 강사가 되었다가 나의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 후 관심은 자연스럽게 병의원 경영컨설팅으로 향했다. 강사 시험을 같이 준비했던 우리 3명은 다시 또 경영컨설팅 팀에 도전하기를 고민했다. 

경영컨설팅팀에 들어가려면 지금 일하고 있는 치과에서 퇴사해야 했고, 급여도 깎여야 했다. 또한, 근무조건도 주 5일에서 주 6일로 늘어나며 월차, 연차에 대한 것도 보장해 주지 않았다.

근무 조건은 지정해 주는 치과에 가서 3개월간 일하며 매출을 올리라는 것이었다. 매출이 안정되면 우리를 대신할 직원을 구한 후 우리는 다른 치과로 가서 다시 매출을 올리고 치과의 기반을 잡는 식으로 하는 것.

당시에 생각하기에는 멋진 제안이었다. 나의 능력을 시험해 볼 좋은 조건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망해가거나 위태위태한 치과에 가서 위생사의 능력으로 치과의 매출을 올리고 안정시키고 좋은 직원들을 뽑아서 치과를 살리는 것.


치위생사로써 성공할 수 있는 멋진 길인 것 같았다.


새로운 길을 가기로 결정하고, 첫 직장을 퇴사하며 그동안 강사를 준비했고, 경영컨설팅의 길을 가려한다고 했을 때 원장님은 보내주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 보내준다고 하셨다. 내 인생에 유일한 스승이고 가장 감사하는 어른이신 원장님께 인사를 구하고 나는 퇴사했다. 


그렇게 병원컨설팅팀에 가게 된 나는 경영실장님을 따라 회사 구경을 한번 가게 된다. 그 경영실장님 자리 근처의 테이블에 앉아 있다가 나온 게 다지만 뭔가 이상한 느낌이 살짝 있었다. 보험회사였던 것이다.

이 회사에 소속이 된다고 설명해 주셨는데 나는 치과와 근로계약을 했다.

그러니까 즉, 회사에 소속된 적은 없는 것이다.


여차 저차 해, 기존에 일했던 지역과 완전히 떨어진 지역에서 일하게 되어서 아무도 없는 곳으로 기숙사를 얻어서 가게 된다. 기숙사에 첫날 가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같이 기숙사에 살게 된 언니의 부모님은 눈물을 흘리셨고 나를 데려다준 남자 친구도 너무도 속상해했다.

계단을 5층을 올라가야 하는 기숙사는 아주아주 오래된 원룸에 소리가 시끄럽게 돌아가는 중고 냉장고에 바퀴벌레가 기어 다니는 그런 집.

게다가 밤만 되면 여자들이 소리를 질러대는 아주 무서운 집이었다.

에어컨도 없어 무서운데도 창문을 열어놓지 않으면 잠을 잘 수조차 없는 그런 집.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나왔어야 했다. 


열정에 가득했던 나는 용감하게 간다. 그리고 치과를 살리겠다는 투철한 사명의식을 갖고 출근한다. 치과의 문제는 많았다. 그래도 노력했다.


오버타임(퇴근시간을 지나서까지 일하는 것)을 매일 하면서 치과 정리를 하고 환자를 보고 어떻게든 해보려 노력했다. 경영실장이 말했던 매출대로 올리려고 같이 기숙사 생활을 했던 언니와 미친 듯이 노력을 했고 우리는 3개월 만에 경영실장이 말했던 매출을 찍었다.


하지만, 약속이 달랐다. 시간이 지나면 해준다던 주 5일이나 월차에 대한 말도 없고, 매출을 찍었는데도 그 어떠한 액션이 나오질 않았다.

매일매일 지속되는 야근과 지키지 않는 약속에 기대하며 지내는 시간은 고난에 가까웠고 아무리 열정이 많아서 열정 페이만 받고 근무하더라도 지쳐갔다. 결국에 나는 퇴사를 이야기했고, 경영실장은 몇 번은 나를 설득했지만 퇴사 이야기를 꺼냈더니 그다음 날 나가라고 했다.

기숙사 생활하던 나를 하루 만에 내쫓은 것이다. 심지어 원장님과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그 길로 퇴사를 했다.


기존에 경영실장님이 가지고 있던 경영컨설팅팀이 있었는데 그 팀은 이런 구조였는지 모르지만 후발대로 합류한 나는 6개월 만에 퇴사했고 심신이 지쳤다. 회사에 경영컨설팅팀에 소속된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치과에 계약이 된 상태였고 열정으로만 미친 듯이 일하다가 내팽개쳐진 기분에 사람에 대한 신뢰도 체력도 다 털린 상태가 되었다. 

경영컨설팅팀이라고 했지만 치과 인력사무소였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이 경험은 나의 치과 인생에 매운맛으로 남아있다. 경영실장님은 아직도 그 방식 그대로 잘 지내는 것 같더라. 


그래도 하나 좋은 점은 이 열악하고 힘든 상황에 내 사람을 만났다는 것이다. 너무 힘들었던 시기를 같이 보낸 기숙사 생활을 같이 했던 언니는 평생 갈 친구가 되었다. 전우랑 비슷한 느낌이랄까.


열정 페이는 없다. 속지 말자.

정당한 대가를 받고 일하자. 나의 젊음을 쓰는 일을 열정이라는 말로 공짜로 착취하려고 하는 열정 페이는 개나 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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