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잘 되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잘 되면 좋겠습니다>, 김민섭, 창비교육, 2021

by 아침놀

김민섭의 에세이 <당신이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에는

네 가지 에피소드가 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풀어내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그는 타인과의 느슨한 연결, 선한 영향력, 그리고 연대의 의미를 심각하지 않게 풀어낸다.


먼저 그는 <허삼관 매혈기>로 말문을 열더니 헌혈 경험을 이야기한다.

그 시절은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라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헌혈을 통해 누군가에게 실제로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기쁨을 느꼈고, 자존감을 회복했다고 한다.

주기적으로 헌혈을 하면서 작지만 확실한 선의를 실천했다.

재밌는 건, 그 과정에서 우연히 얻은 소녀시대 브로마이드를 판매해 학비를 마련하기도 했다는데, 소녀시대가 그의 선행을 도운 셈이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김민섭 씨 찾기 ' 프로젝트다.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용기 내서 가기로 한 김민섭 씨는 갑작스레 아이가 아파 비행기를 탈 수 없었다.

환불액이 적어 누군가에게 비행기표를 양도할 수 있는지 물으면서 '김민섭 찾기 프로젝트'는 시작된다.

그 비행기표를 양도하려면 '김민섭'이라는 이름, 알파벳도 같아야 하고 생일도 같아야 한다.

될까? 되겠냐? 주변사람들의 회의적인 시각에도 그는 남아있는 날까지 기다려보기로 한다.

그러던 중 휴학 중인 대학생, '김민섭 씨'를 만나게 된다. 이 사연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대학생 김민섭'을 위해 여행경비를 지원하는 등의 도움을 주겠다고 나섰다.

그저 당신이 잘 되면 좋겠다는 마음은 연쇄적으로 퍼져 공동체 전체가 전염된 것처럼 따뜻한 응원의 장이 되었다. 그들에겐 '당신이 잘 되면 좋겠다'는 지극히 단순한 바람만이 있을 뿐이다.

그런 바람에 힘을 얻은 '대학생 김민섭'은 훗날 정말 잘 됐다.


세 번째 에피소드는 교통사고가 일어난 후, 상대 운전자가 큰소리로 욕을 하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던 일을 소재로 한다. 소심하던 그가 상대 운전자의 모욕에 대해 대가를 지불하게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면서 시작된다. 그는 자신과 비슷한 약한 내면을 가진 이들을 위해 나서야겠다고 결심한다. 운전자를 고소하기 위해 목격자들에게 증언을 부탁하는 과정에서 쉽지 않았지만, 결국 자신과 닮은 약자의 손을 들어준 사람들 덕분에 그를 고소했다. 상대 운전자는 벌금을 내게 됐다. 그들이 불편함을 무릅쓰고 증언한 이유는 오로지 그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전부였다. 연대의 힘을 발휘하는 데는 이렇듯 사소하게 마음이 움직이는 것에서 시작된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에피소드에는 팬데믹 상황에서 달리기 모임을 통해 느슨하지만 따뜻한 연결과 연대의 의미를 발견했다고 말한다. 모두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는 순간, 삶은 선한 영향력의 궤도로 들어선다.


네 가지 이야기는 모두 "당신이 잘 되면, 나도, 우리도 잘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느슨한 연대는 작은 실천에서 비롯되며 선한 영향력을 순환하게 만든다.

당신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더불어 나도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건강하고 느슨한 연대를 만든다.

"당신이 잘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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