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이라는 감정은
늘 같은 얼굴로 찾아오지 않는다.
어릴 적, 반이 바뀌며 친구들과 헤어지던 계절엔
교실 창가로 스며들던 바람에도 마음이 저릿했고,
낯선 친구들 사이에 나를 세우는 일은
작은 상실처럼 느껴졌다.
그런 이별들을 반복하면서
나는 종종 스스로에게 묻곤 했다.
성숙해지려면,
얼마나 많은 이별을 더 견뎌야 할까.
그리고 지금의 나는
여전히 이별 앞에서 잠잠해진다.
다만 울음을 참는 일에
조금 더 익숙해졌을 뿐이다.
어쩌면 떠난 존재들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서 조용히 나를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작은 위로를 품은 채.
꿈속에서조차 형태를 잃고 나타나는 이유는
그들의 물리적 고향이
더 이상 여기가 아니기 때문이겠지만,
그들을 기억하는 내가 남아 있는 한
그들의 존재 역시
어딘가에 계속 머무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 감각은
소소한 위로가 되기도,
때로는 나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나는
어느새 이별을 견디는 법을 배워버렸다.
슬픔을 들키지 않기 위해 침묵하거나
떠난 존재들만을 위해 아파하기보다는,
좋았던 순간을
아픔 없이 바라볼 수 있도록
조금 더 담담해지는 쪽을 택하게 되었다.
떠난 이들과 새로 온 이들 사이에서
나는 늘 누군가를 품고, 또 떠나보낸다.
그리고 이제는 안다.
형태는 사라져도
그들이 남긴 기억은
나를 지탱하는 또 하나의 숨결이 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