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나이테

4. 문체

by JinSim


그 식당은 음식을 파는 곳이라기보다

시간이 천천히 쌓여온 자리에 가까웠다.



이른 오전, 우리는 버스를 타고 그곳을 찾았다.

문을 열기 전의 골목은 아직 하루의 표정을 갖추지 못한 채 조용했고,

차가운 공기가 옷깃 사이로 스며들었다.


이미 한 팀이 문 앞에 서 있었다.

문 앞에 걸려있는 영업시간은 오전 열한 시에서 오후 두 시까지.

기다림은 그 집에 들어가기 위한 첫 번째 절차처럼 느껴졌다.


실내에는 여섯 개의 테이블이 전부였다.

난로 위 주전자에서 데워진 물을 각자 따라 마시는 방식,

들어오는 사람마다 반복되는 조금은 건조한 톤의 짧은 안내,

열렸다 닫히는 문 사이로 스며드는 겨울 공기.

그곳의 질서는 친절이라기보다 오래 유지된 습관같다.


음식은 소박했다.

야채만두 위에 얹힌 조금 특별한 콩나물 외에는

익숙한 맛을 내는 평범한 음식들.

익숙한 조리 방식.

특별히 뛰어나기보다, 오래 변하지 않았을 것 같은 맛이다.


오래 남은 것은 음식의 맛이 아니라 장면들이었다.

입김 나는 추운 날에 문 앞에 하나둘 모여 기다리는 사람들,

긴 시간을 묵묵히 자리하고 있었을 빛바랜 간판,

손으로 휘갈겨 쓴 안내 문구,

자리가 없어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서는 사람들,

문 쪽 자리에서 느껴지던 냉기,

분주하지만 흔들림 없는 주인의 태도.


그리고 시계를 보며 알게 된 사실.

오전 11시 4분,

더 이상 손님을 받지 않는다는 말.


이해하기 어려운 운영 방식이었지만

생각해 보면 그곳은 처음부터

속도와 효율의 세계에 속한 공간이 아니었다.


자기만의 속도로 문을 열고,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받아들이며,

정해진 리듬 안에서 하루를 마감하는 곳.


돌아오는 길에 문득 생각했다.

우리는 한 끼 식사를 한 것이 아니라

오래된 시간의 결을 잠시 만지고 온 것인지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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