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아는 가장 먼 대륙
다 늙은 꿀벌 한 마리
여전히 꽃가루 황홀경
허공에 애써 그린 동그라미
마지막 춤을 끝내고
꽃잎에 얹힌
한점의 고요함
네가 꿈에 보았다가 까맣게 잊은
보았는지 말았는지 하도 깜깜한 동굴
인간들을 위해 제물이 될
순록 한 마리
고통에도 감기지 않은 눈동자
영락없이 동그라미
광기를 목도하는 초식성 자비
네가 여인이 되어 살게 될 날
너의 자궁을 박차고
제 척추를 축으로 돌아
동그라미를 그리고 튀쳐 나온
한때 네 살과 피
거기 물려있는 네 두 동그란 젖
네가 수천 수만번도 더 보았지만
매번 금시초문의 탄성
네 생에 아직 일어나지 않은
한낮의 금환일식 (金環日蝕)
동그랗게 붙박힌
우주의 통성 기도
너는 동그라미를 낚아채
냅다 줄 위로 오른다
반원으로 몰려든 구경꾼들의
하나같이 '오' 자를 닮아 벌어진 입들
너는 사뿐사뿐 한 것이 두렵지 않다
애시당초 시작과 끝이 없어
찰나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것엔
나락이 없다
Prayagraj, India 02.2025 / Mi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