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꽃이 꾸던 꿈

연꽃 필 무렵

by 미라



온갖 분탕질과 되도 않는 드잡이가 끝나고

커지기만 하고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치욕의 물둘레 속에 잠겨있으면

한치 앞의 진흙탕물

마음의 사방은 언제나 갑자기 캄캄했다




실은 나는 말간 것이었어요

영롱한 것만 빼고 다 있는

시궁창물 한가운데 이 세상을 지나

초월을 꿈꿔야 할 이유가 있다면
정말 있다면

눈부시게 주세요




손을 오그려 가슴에 대고

몸을 비틀며 저도 모르게 기도를 하다

파랗게 피어나 여위어 버린 몸
꿈의 맨 바깥만을 향해 더듬거리다가

웃자라더니




꾸던 꿈의 한 복판에서

아직 끝나지 않은 기도의 한 쉼표에서

물 밖으로 피어나

처음으로 환하게

제 꿈을 살게 될 꽃

제 몸을 이고서 포월한 꿈










어느 꽃이 꾸던 꿈

연꽃 필 무렵

Denmark/ 04.2025/ Mira












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