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의 고백

by 미라



모른다는 것도 모르고서

뜨겁게만 흘러내리던 나날들이

홀쭉하게 길었습니다




가슴 한가운데를 태우다가
검댕이 되어가는 줄을 뻔히 보면서도

불이 아닌 것이 되어야겠다는 획책만
정수리에서 뜨거웠습니다




불 밖으로 나가려는

스스로의 몸부림을 땔감 삼아

차라리 전소를 바라던
캄캄한 날들이 지나고

그제서야 환해 집니다




불은

당신과 나의

빛나는 모든 것에

뜨거운 모든 것에

불이 아니었어도

언제나부터 깃들었었던 것을






촛불의 고백

20241004_200710.jpg Bremen / 2024 / Mi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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