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를 뽑으랬더니
쭈그리고 앉아서
괭이 자루를 쥔 그 한 순간
결사적으로 주저하는 사람도
간혹 있다
사람이 심고 돌보겠다는 자리에
바람이 뿌리고 키운 것도 화창해
똑같이 아득하게 묘한데
무엇부터 뿌리채 캐내어
씨를 말리겠다는 건지
잡초의 생살을 뜯으면서
끝내 의아한 사람
우주의 막대한 빈 공간에서
홀씨처럼 자유롭게 떠다니다
시공간의 면밀한 결을 따라 가던
억겁의 세월 동안
고요함으로 두터워지다
칠흙같은 씨앗 안에서 떡잎지더니
하필 척박한 곳을 골라
이 땅에서 피어나는 사람들
스스로가 꽃인줄도 모르면서
잡초라고 뜯겨나가면서도
기어이 피어나서
아름답게 지던 사람들
잡초
Denmark/ 04.2025/ photo Mi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