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까시'를 아십니까.
미스코리아 머리와 대통령 머리, 이 둘의 공통점은? 바로 부풀림이다.
'후까시'를 아십니까.
요즘에는 그런 말 안쓰는 것 같다. '백콤'이란 말을 쓰는 듯. 물론 대통령 머리에 '백콤'으로 후까시를 만들지는 않는다.
예전에는 특별한 머리 모양새를 하는데 셋팅을 말아 웨이브가 풍성하게 들어가는 머리를 일명 '미스코리아 머리'라 칭했다. 인터넷에서 이미지를 찾아보니 요즘 미스코리아들은 그런 머리 안하는 것 같더라. 자연스러운 긴 머리를 하지.
요즘 선거철을 맞아 많이 보게되는 특정인들은 바로 대통령 후보들. 그래서 존재하지 않으나 내가 마음대로 지은 이름이 '대통령 머리'다. 대통령 자리로 나아가려는 이들은 하나같이 머리를 단정하게 하면서 앞머리를 최대한 부풀리는 형태를 취한다. 내가 이제껏 살아오면서 이 '대통령 머리'를 하지 않은, 아니,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던 이가 딱 한 명이 있었을뿐, 모두가 다 이 머리를 한다.
머리는 후보시절이나 대통령이 되고 나서나 줄곧 유지를 한다. 최근 우리는 심지어 그 자리에서 내려와서 재판을 받는 자리에까지 그 '대통령 머리'를 유지하는 이도 보고 있다.
요즘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한결같이 그 머리를 하고 유권자로부터 호감과 지지를 살 약속을 목청 높여 외치고 다니고 있는줄 안다. 그중 나중에는 입 싹 씻고 말, 말만 번지르르한 것들이 많음을 우리는 경험으로 잘 알고있는터. 한번 했다하면 그들 머리엔 후까시가 지속되는데 어찌 그들 약속엔 후까시가 그리도 빨리 사라지는가. 왜? '후까시'니까?!
어제 나는 투표를 했다. 사실 할까말까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서 투표장에 갔다. 밤샘근무를 하고 먼 길을 가야 하기에 부담이 돼서. 그런데 투표장에 들어서니 왠지 다른 때보다도 비장함이 느껴져서 울컥하는 마음마저 들었다. 아 지금 우리 모두는 참 중요한 일을 치루고 있구나. 인터넷 신문을 보니 본토에서보다 먼저 치르는 재외국민 투표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새로운 대통령에게 훌륭한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바라건대, 후까시를 빼고 늘 어지럽기만한 각종 논란 공방 따위 없이 부디 대통령 직무에 걸맞게 일하는 모습을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