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가장 소중한 것부터 지키기로 한 해

by mingdu

2026년의 시작을 알리는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우리 가족은 각자의 올해 목표를 적어보았다.
작년에 아이와 둘이 재미 삼아 한 번 적어보고는 그 사실을 잊고 지냈는데, 매일 쓰는 일기장에서 우연히 그 기록을 다시 발견했다.
그래서 올해는 가족 모두 함께 적어보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우리는 생각보다 진지하게 임했다.
다만 목표가 부담이 되지는 않았으면 해서, 한 가지만 적어도 괜찮으니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 하나만 적어보자고 약속했다.
나는 은근히 욕심이 생겨 이것저것 꽤 많은 내용을 적었지만, 그중에서도 올해만큼은 꼭 지키고 싶은 문장이 하나 있었다.


“올해는 회사일보다는 우리 가족, 가정에 더 힘을 쏟는 한 해를 보내자.”


작년 한 해 동안 나는 회사 일도, 내가 해보고 싶었던 일들도 나름 열심히 해왔다.
여러 가지에 도전하며 꽤 많은 것들을 해낸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정작 나의 가정에는 생각보다 많은 힘을 쏟지 못했다는 느낌이 남았다.


물론 주변에서는 일도 하고 취미생활도 하면서 육아도 정말 열심히 한다는 말을 해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은 쉽게 만족하지 않았다.
출퇴근 시간까지 합치면 하루 열 시간을 훌쩍 넘게 회사를 위해 쓰고, 집에 돌아와서는 취미 활동도 하고 아이와의 시간도 보내려다 보니 결국 가정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잘게 쪼개질 수밖에 없었다.
가정도 소중했고, 내 일상도 소중했기에 내가 선택한 시간들이었지만 지나고 나서 돌아보니 아쉬움과 작은 후회는 남았다.


그리고 올해, 아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우리 가족에게도, 나에게도 참 중요한 한 해다.
그래서 작년보다 더 아이에게 관심과 애정을 쏟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장장 6개월 넘게 고민하던 육아휴직은 결국 가족과의 상의 끝에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돌봄을 신청하고, 방과 후를 보내고, 학원까지 다니면 단축근무로도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깐의 시간만큼은 회사의 스트레스와 일을 집으로 가져오고 싶지 않았다.
온전히 아이와 가족에게 집중하고 싶었다.


지금 내가 맡고 있는 업무가 올해 회사에서 가장 신경 쓰고 있는 일이라는 점,
업계 상황이 좋지 않아 권고사직이 잦다는 점,
AI 활용이 늘어나며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까지.
이 모든 현실들이 벌써부터 내 마음을 조여 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 선택을 후회할 것 같지는 않다.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고,
그로 인해 어떤 미래가 찾아오더라도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다가올 아이와 가족의 행복한 미래만을 상상하며 기대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