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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 Aug 24. 2020

감정은 쉽다

나 사용 설명서  

커스텀멜로우에서
오빠 흰색 티를 공짜로 받았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틀 전 쓴 감사일기다. 사람마다 쉬운 게 있다. 크게 힘들이며 노력하지 않아도 쉽게 저절로 되는 것. 나에게는 그게 바로 노트를 쓰는 것이다. 감사일기, 칭찬일기, 감정일기. 모두 뒤에 일기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나에게는 그냥 노트를 펴고 뭐든 쓰는 것이다. 쓰는 내용에 따라 이름이 바뀔 뿐, 나에게는 모두 똑같은 노트 쓰기로 느껴진다.



그리고 이렇게 노트를 펴고 뭐든 쓰는 것이 나에게는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다. 특히 마음 청소를 하듯 어지러운 마음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싶을 때 나는 노트를 많이 쓴다. 청소해야 할 감정을 적고, 그 감정을 만드는 생각들을 솔직하게 적는다. 그리고 그 생각들의 뿌리를 들여다본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내가 읽었던 마음공부 책들의 지혜를 빌려 나만의 방식으로 그 뿌리를 뒤집는 작업을 한다.


이 모든 과정이 익숙하다 보니, 어느새 사례들이 많이 생겼고, 이 사례들은 자연스럽게 글을 쓰거나 코칭을 할 때 재료가 되어준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신선한 재료가 필요하듯, 글을 쓰고 코칭을 하는 나에게도 생생한 표현, 와 닿는 내용들이 필요하다. 그리고 내가 직접 겪은 사례만큼 생생한 표현은 없다. 그 모든 게 나의 자산이고, 나의 콘텐츠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노트, 특히 힘들  적는 감정 노트를  , 당시에는 힘들기는 하지만, 분명 좋은 사례가 만들어질 것을 알기에 내심 기대하는 마음이 생긴다. 노트를  때는 힘든 감정이 올라와 마음이 좋지 않지만, 노트를  적고 덮을 때에는 감정이 정화된 시원한 감정을 느낄 것을 알기에, 힘들지만 힘든 것이 아닌  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힘들고 버겁게만 느껴졌던 감정이, 정확히는 그 감정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훨씬 가벼워졌다. 나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감정이라는 녀석이, 언제든 내가 나를 깊이 들여다보기만 하면, 내가 주인이 되어 나의 의지대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기에, 전보다 훨씬 가볍다.



힘든 상황에서도, 이 상황이 줄 배움이 기다려진다. 나에 대한 배움. 내 마음에 대한 배움.


내가 어떻게 이루어져 있고,
지금의 내가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그리고 이 감정을 나에게 유리하게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 사용 설명서’를 하나씩 얻는 기분이다.

설명서를 가지면 다루기가 훨씬 쉽다.
나 자신 또한 마찬가지다.
나에 대해 더 잘 알수록, 나를 다루기가 쉽다.

 감정일기의 사례가 하나둘 쌓일수록 나는 나에 대한 지혜가 넓어진다.




감정은 나에게 나를 들여다보라고 이야기한다. 나의 뿌리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보라고 한다. 내가 꼭 알아야 하는 나에 대한 진실을 기억하게 한다. 삶에 대한 진실을 다시 기억하게 한다. 그래서 감정이 다운되는 모든 순간은 나에게 기회다. 그리고 감정은 나의 가장 소중한 친구다. 내가 평생 따뜻하게 안아줘야 할 나의 소중한 친구이자, 평생 돌봐야 할 나의 아이다.


감정은 쉽다. 그리고 감정을 들여다보는 일은 재미있다.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감정을 친구 삼아 삶을 충만 즐길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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