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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IS Dec 06. 2020

가을운동회

어머니와 나


유치원 가을 운동회 사진. 

엉거주춤한 자세로 나를 잡고 계신 분이 바로 우리 어머니다.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결국 일등으로 골인하긴 했지만,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절뚝거리며 달리시는 어머니가 그땐 왜 그렇게 창피했는지..

철 없던 나. 

어머니와 함께 집에 돌아오는 길, 
어머니께 이유없이 짜증부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성치 않은 다리로 무리하신 어머니는 
그날 밤, 시름시름 앓으셨고
나는 팔뚝에 찍힌 일등 도장을 보며 
죄송스런 마음에 밤새 가슴 아펐다.

다음 날 아침 밥상에서
"엄마 미안해"
하고 앙앙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나는 사랑하는 사람들 마음에 상처를 내면서 아주 조금씩 철이 들었던 것 같다.

철 들라면 아직도 멀었는데
난 언제쯤 철이 들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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