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될까
삶의 어떤 순간들에 결정적인 추억이 하나 생기고, 그게 우릴 살아가도록 돕는다.
시간이 생을 품으면 바로 우리 자신이 감미로운 곳이 되는 것이다.
- 조에 부스케(류재화 옮김), 『달몰이』 (봄날의 책, 2015) 중에서.
감미롭다는 단어가 목에 걸린다.
감미로우려면 좋은 일어야 할 것 같고, 아름다운 일이어야 될 것 같으니까.
삶은 그렇게 높고, 곱고, 쓸쓸한 것들이 왕왕 일어나는 곳이 아니다.
이 멋진 글귀 역시, 나 빼고, 어느 드물게 운 좋은, 그런 사람에게 해당되는 말이려니,
모두가 서로서로 타인의 생은 나보다 낫구나만 읊조리게 하는 뒷 맛 쓴 글귀려니,
알홈답게 읽었으니, 이제 제쳐 둘까 하다가,
시간이 생을 품는다는 말에 갸웃뚱했다.
좋기만 한 일이면 품기까지 하겠나.
좋기만 한 일이 분명 아닌데,
품어 준 시간
아니,
내가 품었던
아니,
나를 품어 주었던
그리하여,
끝까지 걸리는 감미로운까지는 아니라도
간신히,
나 자신을 자신이게 한
모든 것에 뽀뽀를 보내고 싶은
그런 봄날이다.
#써 본다 일기
#명언 뒤에
#걸리적거리는 내 말
#그림은_달리(?)
#기억력은 녹슬어가고
#가슴은 더욱 명화삘 받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