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사랑하고..그렇게 후회하고..
엄마는 알뜰한 사람이었다.
티끌을 모아 태산을 만드는 장인이셨고,
티끌이 흘린 개미눈꼽만큼의 티끌을 낚아채는 달인이셨다.
외출을 해도,
아파 죽지 않으면 택시를 타지 않았고,
외식을 해도,
제대로 된 끼니가 아니면 사 먹지 않으셨다.
보고 자란 일상은
이후에, 사람이 살아가며 내리는 선택을 지배한다.
나 또한 외출시 음료수 불매의 승계자로서 만만찮다.
아..오해는 마시라.
언늬 이래뵈도
밥만 잘 사주는 예뻣던 누나다.
단지, 내게 남아 있는 가난한 엄마의 흔적이랄까?
엄마의 스멜이 내 지갑을 단디 단도리하고 있을뿐.
오늘은 무지하게 더웠고,
나 닮아 수학 못하는 큰애를 과외 데려다 주고
나오는 길에 본 꿀벌은 참말로 디게 부지런해 보였다
너무나 그리 살지 말라고..
그리 모아 두면, 슈킹하는 늠 따로 있다고..
외치고 싶었으나,
꿀벌이...알아, 임마!..할듯 하여 참았다
그리하여
더위를 피해 간 근처 코스트코
마침 한가한 그 타이밍에
스무디 한잔 시켰다
맛이야 뭐..
멋이지 뭐..
평소 같으면
차분히 있다가
치킨이 담뿍 든 뜨끈뜨끈한 빵을
도포자락에 홍시 담듯이 품고 가서
노모에게 바치듯
어리버리 넓데데한 큰 애 얼굴앞에 짠 했을 것을
많이 멕여 데리고 온 오늘은 제낀다
엄마는 엄마의 엄마가 흔적처럼
엄마의 생활 깊숙히 각 잡아 놓고 간
그 티끌장인의 가난에 뻐팅기는 걸로 좀 바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