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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쑥과마눌 Jul 18. 2018

복숭아 밭은 여름이 제 맛

내겐 너무 가려운 당신

복숭아 시즌이 돌아 왔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를 땐

그 밋밋함을 달래 줄

성깔있는 털이 필요 하다


하여, 간 곳이 복숭아 밭

뒷편으로 호박모종이 심겨져 있고, 그 뒤로 보이는 나무는 모두 황도 나무다.

해마다 당한 우리 집 대중소의 반응이

복숭아 밭 입구에서

표정으로 숨김없이 나왔다


해마다, 가을에는 사과를...봄에는 딸기를...여름에는 복숭아를 따러 가는 농장

덜 익고, 잘은 복숭아 나무들 속으로 들어 가지 말라고 이리 줄을 쳐 놓았다.

물정 모르는 막내 소짜가 제일 좋아한다.

엄마 닮아 취향 비슷한 대짜도 좋아하는 편이고..

가는 길도 이뻐서, 드라이브도 할 만한데

여름의 복숭아 따러 가는 길은 불평분자들이 커밍아웃하게 하는 거치른 길이다.

생각만으로도 간지러워 지는 맛이 있기 때문이다.


불만과 불평이 가는 차안에 가득하게 만들었던 남편과 둘째 중짜도..

눈에 보이는 빨간 복숭아의 매력에 빠져든다.


과일 나무에서 과일을 따는 법은 아래와 같다

나무 뿌리 근처에 쪼그리고 앉아, 가지를 올려다 본다

열매들이 한 눈에 보이는 핫 스팟이 바로 나무 뿌리, 즉 본류다.

그 중 가장 크고, 때깔 좋은 놈을 찍는다

가족중 가장 키 큰 사람을 불러 따게 한다

우리집은 아직까지는 남편이다.

남편도 닿지 못할, 그리 아련한 거리에 있어서, 더욱 탐나는 열매는

막내를 목마를 태워 따게 한다

남편과 막내 소짜의 콜라보는 늘 진리이고,

목마 타기를 즐겨하여, 남편을 기절 시키는 막내는 늘 높은 곳의 열매만 사랑한다.




온 마음과 온 몸..

그리고, 온 표정으로 복숭아를 딴다.

가려워도..밭에서는 그를 잊는다

철이 일러 아직은 딱딱했던 복숭아

교과서적으로 사는 아이들이 무서워서, 돈을 내지 않는 열매는 먹지도 못한다.

땅에 떨어진 말랑하고 보기 좋아 뵈던 복숭아를 

엄격하신 애들 허락을 받고, 생수를 부어 씻어 맛 본다. 


꿀 맛이다.

모든 먹는 것에는 눈치가 동반되면, 더욱 맛이 배가 되는 경향이 있다.



도덕은 늘 높고 향기로우나,

때로는 피곤을 동반하기도 한다

특히나, 가족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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