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의 어느 날.
아빠는 악성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
이 날짜는 잊을 수도 없다.
이후 큰 대학병원에서 첫 외래 진료,
이후 응급수술과 퇴원,
그리고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수술 전, 아빠에게는 급격한 왼쪽 편마비가 왔다.
그리고 인지가 급격히 저하됐다.
침대에 기대 누운 몸은 한쪽으로 급격히 쏠렸고,
눈에는 초점이 잡히지 않았다.
뇌압이 쏠려 연신 머리가 아프다고 하셨고,
좀 괜찮으신지 여쭤볼라치면 "몰라 멍하다"고만 말씀 하셨다.
그런 아빠를 바라보며,
아빠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생각이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수술 전 상태가 하루하루, 아니 매시간 나빠지던 게 보이던 아빠도
약간 차도를 보이실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면 난 슬며시 정치 얘기를 꺼내곤 했다.
아빠의 정치 얘기-.
살면서 가장 싫었고, 피하고 싶었던 얘기이다.
아빠는 누구를 만나든, 가족이 됐든 친구가 됐든 지인이 됐든
정치 얘기를 즐겨 하셨다.
아빠는 보수 성향의 정치 유권자 셨고,
신념도 확고하셨다.
평소엔 아빠의 끊이지 않는 정치 얘기, 한쪽으로 너무 확고한 정치 신념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지겨웠다.
그래서 적당히 예의상 답변을 몇 번 드리다가도, 슬며시 화제를 전환하곤 했다.
그런데 아빠의 교모세포종 발병 이후
아빠와의 이 정치 이야기가 가장 소중하고, 귀한 주제가 됐다.
가끔 정신이 맑게 돌아오실 때
국민의힘 경선이나 후보들에 대한 질문을 드리면,
아빠는 마치 투병 전과 같은 열의를 보이며 적극적으로 말씀을 하셨다.
그게 어찌나 고맙고 감사하던지..
내가 그토록 외면해왔던 아빠의 정치 이야기에
그토록 감사하게 될 줄은 몰랐다.
이제는 내가 먼저 정치 이야기를 꺼낸다.
"아빠,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는 누가 될 것 같아요?"
“아빠, 대선 후보 ooo은 어떻게 생각해요?”
가장 듣기 싫었던 이야기가
이제는 놓고 쉽지 않은,
귀하고 소중한 주제가 되었다.
(※2025.6.3 조기 대선 전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