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3차 항암에 들어간 아빠, 2차 때보다 늘어난 테모달(뇌종양 복용약) 용량에 아빠는 힘들어하셨다.
밤에는 여전히 30분, 1시간 단위로 자다 깨다를 반복하셨고 몸은 온도 조절을 스스로 잘 못 해 더웠다 추웠다가 반복된다고 하셨다.
뇌 오른쪽을 중심으로 남아있는 뇌종양 때문인지, 왼쪽 발은 전보다 끌리는 느낌이 더 강해졌고, 왼쪽 손도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가족들끼리 남은 시간을 조금이나마 행복하게 즐기기 위해 당일치기 짧은 여행을 다녀온 날 밤.
언니가 준비해온 고스톱을 꺼내 들었다.
나는 고스톱을 칠 줄 모른다. 사람들이 고스톱에 왜 열광하는지도 이해 못 할 정도로 사실 고스톱 치는 걸 싫어한다. 그런데 언니는 아빠와 엄마, 언니와 나까지 네 명이 모두 참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명이어야, 한 명씩 패를 보고 포기하는 사람도 돌아가며 나와서 재미가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아니 실은 모인 가족이 모두 함께하길 바랐던 것 같다.
그렇게 게임이 시작됐다. 점수는 점당 백원. 언니가 미리 만원권과 동전을 준비해 왔다.
아빠와 엄마, 나 세 사람은 언니로부터 만원씩 빌려서 게임에 참여했다.
그리고 모처럼 아빠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그날 봤다.
게임의 룰을 몰라 독박을 쓰는 내 모습을 보시고선, 또 아빠 본인이 크게 났을 때도 모처럼 즐거워하셨다.
본인이 이긴 뒤 패를 직접 섞을 땐 왼손이 힘이 들어가지 않아 힘들어하셨지만, 본인의 역할이 그 패를 섞는 것이었으므로, 최선을 다하셨다.
중간에 섞다가 패가 밖으로 튀어나와도 힘겹지만 끝까지 한 데 모았고,
언니에게 패를 나눠주는 건 자꾸 깜빡하셨지만, 가족들의 지적에 패를 나눠주는 데도 성공하셨다.
두 시간 정도의 즐거운 게임 뒤, 나는 만원을 모두 잃었다.
아빠는 3천원을 벌었다.
그리고 그 3천원을 나에게 용돈으로 주셨다.
뇌종양 투병 이후 불편하고 아픔에 고통스러워하는 표정 외엔
얼굴에 표정이 거의 없어진 아빠.
그런 아빠가 모처럼 즐거워하는 모습을 봤다.
나는 그날 다짐했다. 남은 시간 고스톱을 공부해서라도 아빠와 더 열심히 고스톱을 치겠노라고.
하늘나라 소풍 떠나시는 그날까지 재미있게 상대해 드리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