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런 날이 있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갑자기 '어, 나 지금 외국에서 살고 있구나'싶으면서 이게 다 낯설게 느껴질 때, '내가 여기서,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라는 마음이 들 때, 그러면서 한국, 내 고향, 가족들이 마구 그리워지며 향수병 같은게 밀려오는 그런 순간.
외국인으로 외국 땅에 살고 있는 내 삶이 낯설게 느껴지면, 내 삶이 갑자기 불안정하게 느껴진다.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부레옥잠처럼, 뿌리를 땅에 내리지 못하고, 물 위에 떠서 살아가는 느낌.
그래도 생각해보면, 물 위에 떠서 살아가도, 살아간다는 거 자체가 의미 있는 거다.
부레옥잠의 삶과 생태계가 있는 그대로 독특한 하나의 모습인 것 처럼.
그래서 오늘 아침 명상은
안정감을 찾아 헤매거나, 내 생태계에 존재하지 않는 뿌리를 내릴 땅을 찾으려고 애쓰지 말자. 그 대신 그냥 이렇게 물 위에 떠서 살아가는 이 삶, 가끔 찾아오는 낯섦과 불안정감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포용하자.
The task we must set for ourselves is not to feel secure but to be able to tolerate insecurity (우리가 스스로에게 부과할 과제는 안정감을 찾는 것이 아니라 불안정감을 참을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이다). - Erich Fro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