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전문가 김다영 저자의 트렌드 인터뷰
패키지여행보다 항공편부터 숙박, 여행 코스까지 직접 계획해 떠나는 배낭여행이 선호되는 요즘!
여행 전문가 김다영 저자님이 알려주는 여행의 최신 트렌드, 함께 들어볼까요?
저는 스마트 여행을 강의하는 여행 전문가입니다.
국내에서는 기업 및 공공기관 임직원을 대상으로 스마트 여행법과 추천 여행지를 강의하고 있습니다. 또한 2018년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책에 이어 곧 나올 <여행, 어디서 구매하나요?> 출간을 준비하며 여행 및 호텔업계 종사자에게 글로벌 여행 트렌드를 강의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호텔 저널리스트이자 여행 인플루언서로 세계 각국을 취재하고 있어요. 전 세계의 새롭고 독창적인 호텔을 발굴하여 국내에 알리는 일을 해 왔고요. 최근 3년간은 글로벌 여행업계 행사에 미디어로 초청되어 여행산업 트렌드를 취재하고, 이를 제가 운영하는 채널과 외부 기고 및 강연을 통해 다양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행은 나를 성장하게 해 줍니다.
한편으로 여행은 학습과도 같은데요, 다른 곳에서 배울 수 없는 새로운 것들을 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기억이 있어요. 첫 출발은 대학생 시절 경험한 유럽 여행이었습니다. 22살 때 학교에서 좋은 기회를 얻어 떠나게 된 배낭여행이 제 여행 인생의 시작이었죠. 어린 나이에 다른 시각을 갖게 되었달까요.
그 이후 여행 잡지사에서 취재 기자로 일하고 여행을 생산적으로 떠나는 법을 쓴 책을 차례로 내면서 여행 전문가의 커리어를 쌓게 되었습니다.
한 해 한 해 새로운 여행을 떠날 때마다 작년의 나보다 지금 내가 성장한 것을 느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껴요. 놀러 가는 여행, 단순한 휴양보다는 계속해서 여행지의 볼거리를 찾고 인사이트를 넓히기 위해 공부하는 이유죠.
나만의 시각을 갖기 위한 여행의 키워드를 정하고
많이 준비해서 여행을 떠나시길 추천드려요!
여행 산업의 현재는 미래의창 출판사에서 곧 출간될 <여행, 어디서 구매하나요?>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을 텐데요. 최근 여행산업의 중요한 트렌드는 '지속가능한 관광(sustainable tourism)', 그리고 여행 예약 서비스와 커머스 플랫폼의 결합을 꼽을 수 있습니다.
우선, 2019년 세계적인 흐름으로 부상한 지속가능한 관광은 여행뿐 아니라 전 산업 분야에서 이슈입니다. 지금까지는 여행산업이 가져오는 경제적인 이익에만 관심을 기울였다면, 이제는 여행으로 인한 환경파괴와 로컬 문화에 끼치는 부작용이 더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툰베리의 환경 운동으로 촉발된 ‘플뤼그스캄(flygskam, 항공 여행의 부끄러움)’이라는 단어는 여행산업의 미래 소비자인 Z세대가 ‘지속가능성’을 매우 중요하게 고려할 것임을 보여줍니다. 현재 모든 항공과 호텔산업에서 이 흐름을 주시하고 마케팅과 정책에도 반영하고 있습니다.
기술 및 서비스 측면의 트렌드는 여행 예약 서비스의 경계가 무너지고 커머스 플랫폼과의 결합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보도된 신라와 롯데 면세점의 여행 플랫폼 런칭은 여행 상품의 판매에 경계가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사용자를 많이 보유한 서비스라면 그게 지마켓이든 티몬이든 네이버든 카드사든, 심지어 면세점이 됐든, 여행 상품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전통적인 여행산업을 대표하는 하나투어가 2020년부터는 여행박람회를 개최하지 않는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는데요.
이제 여행상품을 취급하는 온라인 서비스는 점점 더 늘어날 거고, 10명이 모여서 여행 얘기를 하면 10명 모두 다른 곳에서 예약을 했다고 말하는 시대가 한동안은 이어질 것 같습니다. 세계적으로 봤을 때도 서서히 OTA의 1차적 비즈니스 모델이 저물고, 새로운 시대로 향해 가는 중입니다. 익스피디아와 부킹닷컴이 검색엔진인 구글에게 주도권을 서서히 빼앗기고 있는 것이 그러한 변화를 잘 보여주죠. 여행의 최종 결제는 여행 전용 플랫폼이 아니라, 일상에 맞닿아 있고 결제가 가장 쉬운 커머스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어디서 여행을 구매할까요?
여행 산업의 입장에서 보는 트렌드는 ‘올해는 어떤 여행지가 인기 있고, 어떤 타입의 여행이 더 많이 팔리는지'에 방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사람들이 여행을 선택하는 이유, 구매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에 대해 훨씬 더 관심이 많습니다. 여행 소비자들이 여행을 구매하는 지점에서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연령, 성별, 직군 별로 해마다 흥미롭게 변화하고 있거든요. 그중에서도 저는 밀레니얼 세대의 여행 소비 패턴의 변화에 특히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주 5일제 도입 이전, 저가항공 도입 초기의 해외여행은 목적지향성보다는 휴양에 초점을 맞춘 바캉스 여행이 대세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여가시간이 늘어나고 여가 선택의 폭도 넓어졌죠. 굳이 여행을 택한 이들은 여행의 목적을 중요시합니다. 지금의 여행자는 새로운 경험이나 취향의 만족을 위해 그에 맞는 여행지를 고르고 여행 일정을 스스로 설계합니다.
저처럼 호텔을 최종 목적지로 여기는 '호텔여행자'도 이전에는 없었던 여행 유형이지만 이제는 호캉스, 호텔여행이 대중화되었죠. 이를 도와주는 스마트한 여행 예약 서비스도 너무나 많아졌습니다. 여행 산업이 아닌 소비자의 입장에서 무엇이 우리를 떠나게 하는지 여러 각도로 살펴보고, 그 기저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뽑아내는 것이 제가 찾아내고 싶은 트렌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취미로 여기는 여행이 저에게는 직업의 일부분이다 보니, 따로 취미가 없어도 되는 게 이 일의 장점이랄까요? 독서는 취미라기보다는 습관에 가까워요. 매 주말마다 동네 도서관에 가는 게 중요한 일과 중 하나입니다. 특히 책 집필 기간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책을 참고해야 하기 때문에 매주 다른 책을 읽으려고 하는 편입니다. 그 외에 주말에는 각국의 여행지에서 사 온 식재료로 요리를 하는 것도 매우 즐기는 취미입니다.
최근 읽은 책 중에는 전 구글 차이나 사장 리카이푸가 쓴 <AI 슈퍼파워>를 첫 손에 꼽고 싶네요. 미국과 중국의 빅데이터 시장을 생생하게 비교하고 있어서, 주로 미국의 관점으로 출간되는 수많은 인공지능 책 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시각의 책이었어요. "미국은 온라인 플랫폼의 활동을 모으지만, 중국은 실생활 데이터를 모은다."는 대목이 특히 인상에 남습니다.
애플의 교육 담당 부사장이었던 존 카우치의 <공부의 미래>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성공은 목적지보다는 여정에 더 가깝다'는 관점을 토대로, 앞으로 교육과 기술이 어떻게 접목되어야 할지 큰 방향을 제시해 주는 책이었습니다.
2020년에는 여행 코드에도 업글인간이 결합될 것 같아요.
2030 세대의 최근 여행 동기를 보면, 점점 더 목적지향적이고 생산적인 여행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강사인 저의 직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여행작가 입문 과정이나 글쓰기 수업을 오래 하면서 만난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들은 자신의 삶을 성장시킬 수 있는 여행을 가고 싶어 합니다. 대형 여행사들도 이를 캐치하고 인플루언서와 함께 하는 테마 여행이나 특정 분야를 관찰하러 떠나는 학습 여행 상품을 런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여행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기 이전에,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깊은 분석이 선행되어야 해요. 우리가 왜 여행하는지의 개념부터 다시 디자인하고, 사람들이 여행에서 좀 더 많은 것을 얻고 여행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코칭 역시 강사로서 앞으로 지향하는 일 중 하나입니다.
저는 이것이 올해의 트렌드 중 하나인 ‘업글인간’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화경제에서 소비자들은 자신의 진화를 돕는 경험에는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고 하는데요. 학습 여행이나 특정 테마에 집중하는 여행, 예를 들어 발리 요가 여행이나 중국 IT 학습 여행 등 전문성이 있고 한 분야를 깊이 체험할 수 있는 여행이 향후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고 봅니다.
미래의펭귄이 전하는 [트렌드 인터뷰] 시리즈
트렌드 인터뷰 #7
트렌드 인터뷰 #8
트렌드 인터뷰 #9
트렌드 인터뷰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