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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의창 Jan 29. 2020

[스트리밍 라이프] 알고보면 더 재밌는 영화계 핫트렌드

프리랜서 영화 기자 장혜령 님의 트렌드 인터뷰 


29200분의 하루를 사는 사람

어떤 분야든 오랫동안 꾸준히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텐데요. 특히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아 밥을 먹고 사는 일은 더더욱 어려운 일 같습니다. 오늘은 책과 영화를 좋아하여 관련 글과 콘텐츠를 만드시는 일로 확장하며 나아가는 프리랜서 영화 기자, 장혜령 님을 만났습니다 ^^



1. 하시는 일을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장혜령이라고 합니다. 매번 인터뷰를 하는 입장에서 받아보니 낯설고 새롭습니다. ^^ 저는 여러 분야에서 글 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오마이뉴스에서 영화 글을 쓰고 있고요. 각종 인터뷰 및 취재 기사를 작성하는 프리랜서 기자로, 또 출판사 서포터즈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을 모아 독립출판으로 책 출간을 준비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영화 콘텐츠를 어떻게 확장시켜 볼까 생각하다가 팟캐스트나 영화모임을 준비 중입니다. 얼마 전 키노라이츠에서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오디오클립 녹음을 했는데 텍스트에 다 담을 수 없는 이야기를 말로 풀어보는 즐거운 시간이었답니다. 영화 리뷰나 비평 외에 영화에 대한 TMI를 풀어낼 수 있어서 흥미로운 작업이었거든요. 혹시 제가 호스트로 있는 영화 모임에 관심 있으시면 연락주세요. 영화보고 다양한 수다를 떨어 봅시다!


좋아하는 영화가
업이 된다면



2. 영화 산업의 최신 트렌드는?


영화는 크게 명절, 방학과 휴가 시즌, 크리스마스 연말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포지션에 빅 제작 배급사의 대작들인 텐트폴 영화(유명 감독, 배우, 제작진이 모여 큰 제작비를 투입하는, 흥행이 확실한 상업 영화) 가 개봉합니다. 영화사의 한 해 현금 흐름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핵심 상업 영화이기 때문에 모험보다는 안정적인 스토리 라인과 적당한 흥행공식을 보장한 클리셰가 많이 들어갑니다. 그러나 요즘 한국 관객의 스펙트럼이 넓어진 만큼 너무 뻔한 공식으로 안정성만 추구한 영화는 대중의 외면을 받기도 합니다.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는 대작들이 줄줄이 흥행참패를 겪는 일도 많아지는 것 같고요. 특히 영화계에서 4월은 마블이나 디즈니 대작들이 개봉하는 '디즈니의 달'이라고 해서 모든 영화들이 개봉을 피해갑니다. 그러다보니 대작과 붙지 않으려는 영화사들의 은밀한 눈치게임이 말도 못하죠. 봄에는 벚꽃 놀이나 소풍, 야외 활동도 특히 많은 달이지만, 공룡 기업 디즈니의 4월 라인업이 대기중이라 관객은 자연스럽게 극장으로 모이게 됩니다.


세계적으로는 난민, 여성에 대한 화두가 큽니다. 영화계는 여성 트렌드가 관건입니다. 여성감독, 여성서사, 여성제작진, 여성주인공을 주제로 한 영화가 활발하게 만들어지고 있는데요. 전 세계 영화제의 상을 거의 수상한 김보라 감독의 <벌새>가 대표적인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엄청난 CG, VFX의 발달3B(baby, beauty, beast)의 영역이 무너진 상태입니다. 최근 동물 영화가 많이 개봉하는 이유기도 하고요. <닥터 두리틀>, <해치지 않아>, <미스터 주: 사라진 VIP> 모두 비슷한 시기에 극장에서 관객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K컬쳐' 입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처럼 한국 문화는 이제 동양 변두리의 국가가 아닌, 세계 시장에서 가장 핫하고 감각적인 최신유행이 되고 있어요. 영화로는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겠죠. 로컬 영화제로 잘 알려진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에 현재 6개 부분에 올라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한국영화로는 최초이며 영화제 내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거든요. 이번에 아카데미에서 수상을 한다면 앞으로 한국영화의 세계화 진출은 더욱 빨라지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아마 <기생충>이 오스카 트로피 하나 정도는 가지고 귀국할 것 같아요. 조심스럽게 외국어영화 수상을 기대해 봅니다. ^^ 궁금하신 분들은 2월 10일(한국 시간) 생방송으로 확인해 보세요. 채널 조선tv 에서 생중계 해줄 것 같습니다!


여성 트렌드
CG, VFX의 발달
K 컬쳐



3. 나만의 트렌드, <트렌드 코리아>를 말해주세요!


저는 올해는 무엇보다 ‘오팔세대’ 트렌드라고 생각해요. 

58년 개띠들, 베이비부머들의 은퇴와 노년이 시작되어 모든 경제트렌드에서 이들의 지갑을 열게 하기 위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영화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중년, 실버세대 은퇴자의 여가시간을 극장으로 모이게 하는 특화된 고급 전용관이 생겼어요. 세분화된 서비스와 프라이빗한 고급 영화관으로 메가박스 부티크관, CGV 골드 클래스 같은 곳이죠. 그밖에 노인 영화제도 있고, 옛 향수를 자극하고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대한극장과 서울극장의 특화된 서비스도 있습니다. 영화 소재도 노년, 버킷리스트, 세컨드라이프 등 실버세대를 위한 주제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들을 위한 영화장르가 넓어지고 확대대고 있는 추세로 뉴트로 열풍과 더불어 더 커질 것 같습니다.


Q. 오팔세대 키워드인 영화를 추천해 주신다면요? 


최근 개봉 중에 있는 영화를 추천하자면 민형우 감독의 <몽마르트 파파>입니다. 미술교사로 일했던 아버지의 정년퇴임 이후를 그린 영화로 프랑스 몽마르트의 거리화가가 되보고 싶다는 젊었을 때 꿈을 이제야 이룬다는 다큐멘터리랍니다. 부모님과 함께 보면 좋을 영화로 추천드려요 ^^



4. 주말에 갖는 나만의 취미,
최근에 재미있게 읽은 책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프리랜서라 쓰고 24시간 항시대기중인 프리랜서 특성상 어떤 때는 일이 몰리고, 어떨 때는 한산하고 그래요. 하지만 주말에는 되도록 휴식을 취하려고 하는데요. 주로 제가 마감에 쫓겨 못 읽었던 책을 읽거나 넷플릭스를 봅니다. 넷플릭스가 아주 개미지옥! 한 번 빠지면 다른 일은 할 수 없더라고요. 넷플릭스를 끊는 날이 저의 진정한 주말이 아닐까..요? ㅎㅎ


최근 재미있게 읽은 책은 역시나 미래의창의 한해 트렌드를 알 수 있는《트렌드 코리아》겠고요, 프리랜서라서 그런지 너무 유용한 책 두권을 소개하고 싶어요.《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긱 워커로 사는법》인데요. 한국 실정에 맞는 현실적인 에세이와 세계적인 방향성을 두 책에서 각각 다루고 있어 프리랜서를 꿈꾼다면 한 번쯤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책으로는 실버 유튜버 ‘장명숙’의 《바다에서는 베르사체를 입고 도시에서는 아르마니를 입는다》입니다. 40여 년간 패션 컨설턴트로 이태리와 한국을 오간 장명숙 밀라논나의 에세이로, 당당한 오팔세대이기도하고,  60대 패션 유튜버로 더 잘 알려진 그녀가 보고 듣고 느낀 이탈리아 사람들의 속내를 재미있게 엮은 책이에요. 책을 아끼면서 읽었던 게 얼마 만인가 싶을 정도로 점점 줄어드는 페이지가 안타깝기까지 했던 책입니다. 단순히 패션 이야기만 있을 줄 알았는데 이탈리아 사람들의 생활, 음식, 풍습 등을 바로 옆에서 중개해주는 것 같았어요. ^^ 마치 내가 지금 여행중인 것 처럼 그녀의 애정 어린 시선을 그대로 전달받은 책입니다. 책을 읽는 동안 '나도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고 느낄 정도로 롤모델이기도 하고, 시대를 겪고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어르신의 혜안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5. 앞으로 주목해야 할 트렌드가 있다면?


2020년 트코 키워드인 ‘스트리밍 라이프’를 주목하고 싶습니다. 영화도 OTT서비스가 확대되면서 기존의 극장관람인 시네마를 영화로 볼거냐, 방구석 1열에서 보는 영화를 영화로 인정할거냐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중입니다. 다른 영화제가 넷플릭스제작 영화도 상을 주는 반면 유일하게 프랑스 칸 영화제는 반드시 극장관람작이어야 한다는 규제가 있어요. 전통적인 방식의 시네마를 지키려는 각고의 노력이겠죠.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점점 스트리밍 서비스는 늘어날 거란 이야기입니다. 


언제 어디든지 제약 없이 영화를 볼 수 있고, 이런 서비스는 자본과 소재가 뭐든 투자해주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누리고 싶은 영화인들이 몰려든다는 겁니다. 물론 이렇게 만들어진 콘텐츠는 좋을 수밖에 없고, 좋은 콘텐츠는 시장에서 각광 받으니까요. 때문에 모든 것을 공유하고 빌려 체험하는 삶은 이제 영화뿐만이 아닌 삶 전체로 확대대고 있습니다. 앞으로 그 방향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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