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는 어떻게 일하는가 >
‘아메바 경영’은 교세라 창업자인 이나모리 가즈오가 만든 경영기법이다. 그는 ‘경영이란 일부 경영자들만이 아니라 사원 모두가 함께 참여해 전개해나가야 한다’는 기치하에 조직 구성을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조직을 5~10명 정도 단위로 세분화한 것이다. ‘아메바 경영’이라는 이름은 조직 세분화 과정이 아메바가 환경변화에 따라 자신의 형태를 바꿔나가며 분열을 거듭하는 모습과 유사하다는 데서 붙여졌다.
각 단위 조직, 즉 아메바 조직은 마치 하나의 회사처럼 독립채산제로 운영한다. 아메바 조직의 매출, 이익, 경비 등은 월말에 바로 집계돼 모든 사원에게 공개된다. 경영자는 어느 부서가 수익을 내는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으며, 사원은 자신의 기여도가 얼마인지 알 수 있다. 그 결과 사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이익을 의식하게 되고, 이익을 내야 한다는 의욕과 책임감을 갖게 된다.
각 아메바에는 리더가 있다. 마치 경영자처럼 ‘최대 매출, 최소 경비’라는 경영 목표를 모든 구성원들이 달성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역할을 한다. 리더의 필요에 따라 다른 아메바에서 인재를 빌려오기도 하고 빌려주기도 한다. 다만 해당 리더가 아메바의 구체적인 상황을 수치화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므로 경영관리 부문에서 월간 계획 대비 매출이나 생산 등의 진척 상황, 자재 가격, 제품 수주 내역, 부하 직원의 근무 상황 등 경영정보를 리더에게 전해줘야만 한다.
네이버는 이 같은 아메바 경영을 벤치마킹하여 아메바는 ‘셀’과 ‘프로젝트’로, 독립채산제는 ‘책임예산제’로 승계한 것이다. 다만 아메바 경영에도 치명적인 약점은 있다. 개별 아메바의 이익 추구 행위가 지나치게 되면 자칫 부서 이기주의로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아메바 경영을 벤치마킹했던 일본 대기업 소니도 부서 이기주의를 이기지 못해 쇠락의 길을 걸은 바 있다. 따라서 구성원들로 하여금 개별 부서가 아닌, 조직 전체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어야만 한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이를 위해 직원들에게 ‘필로소피’를 교육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조직 전체의 이익과 부서 이기주의 사이에는 사실 도덕적으로 명확한 답이 존재한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도덕적 명제에 따라 행동하지 않게끔 만든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가 ‘필로소피’라고 지칭한 도덕관과 윤리관을 심어 욕심에 치우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이버의 셀과 프로젝트, 책임예산제 중심의 조직 개편은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사실 아직까지는 네이버를 상징하는 필로소피를 찾아보기 어렵다. 네이버에는 파워게임과 승자독식의 문화가 서려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오는 이유다. 이는 회사 전체의 이익보다 개별 조직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네이버는 이를 어떻게 극복해나갈까.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 본 포스트는 《네이버는 어떻게 일하는가》을 웹연재용으로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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