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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선생님 Apr 06. 2022

출산을 준비하며, 읽어야 할 책이 있다면?

육아를 위해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요?

20대 때부터, 서점에 가면 늘 '육아서적' 코너를 들렸다.  전공이 언어치료인데 언어치료에 대한 지식만 알고 있어서는 회기 진행 뿐 아니라 부모상담 또한 지장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가끔 만나는 조카들을 통해 언어발달을 관찰하기도 무리였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육아서적이 지루하게 느껴졌다. 아이 엄마도 아니었고, 육아서가 점점 전공서적같이 느껴졌다. '아, 아이들은 36개월 무렵부터 자기 주장에 강해지는구나. 부모상담 때 써먹어야지!' 밑줄을 긋고 책을 덮었다. 그리고 점점 육아서와도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가 아이를 임신하게 되었다. 어떤 책을 읽어야할까? 2-3년만에 다시 찾아간 육아서 코너는 당시의 트랜드를 반영하고 있었다. 내가 임신을 했을 때에는 외국의 육아법을 다룬 책이 인기가 많았다. 그리고 sns에 자신의 육아를 공개하는게 한창 인기몰이를 하던 때였다.


인기가 많다고 하니 외국 육아법 책을 읽어보았는데 영 나의 정서와는 맞지 않았다.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쓰는 부모 밑에서 자유롭게 자라는 아이들. 글쎄. 당장 나는 입덧이 너무 심해져서 직장을 관둬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다시 돌아갈 곳이 보장되어 있지 않았다. 나의 불안한 마음과 충돌이 일어난 듯했다. 


그래서 신앙서적 코너를 갔다. 외국 육아법을 다룬 책보다는 이해가 쏙쏙 되고 마음의 평안이 찾아오는 것 같았다. 하지만 다시 마음이 공허해졌는데 여전히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었다. 입덧과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날이 이어지면서 아이가 벌써부터 버겁게 느껴졌다. 이번에는 죄책감으로 이어졌다.


아이를 출산하고 나서야 임신했을 때 어떤 책을 읽어야할지 보이기 시작했다.


1. 언어발달/정서발달 책


언어발달과 정서발달, 신체, 인지발달은 특히 영유아기 때에는 더욱 더 연결고리가 강하다. 언어발달이 느린 이유를 정서에서 찾기도 하고, 신체발달이 잘 이루어졌는지 살펴보기도 한다. 아이들의 발달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면 아이의 행동 또한 이해할 수 있다. 


'아, 이 시기는 아이가 이러한 정서를 갖는 시기구나! 엄마를 괴롭히려고 하는게 아니구나. 자기주도성이 강해지는 시기구나.'


아이의 정서발달을 이해하고 대처하면 아이 또한 자신의 행동을 무시받는다는 생각을 갖지 않게 된다. 엄마는 아이에게 필요한 언어자극을 줄 수 있다. "이럴 때는 '내가 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면 돼! 잘 하고 있어."


* 출산 이후에 기억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 책은 버리거나 중고서점에 되팔지 않고, 소장하고 있는 것을 조심스럽게 추천한다.


2. 내가 좋아하는 책


육아서는 한두권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오히려 아이가 아프거나 비상 상황이 생기면 책에서 보았던 정보 보다는 즉각적으로 맘카페를 검색했던.)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읽다보면 여러가지 길을 열어둘 수도 있다. 홈패션을 좋아한다면 관련 책을 읽고 출산 이후에 자신만의 브랜딩을 만들 수도 있고, 에세이를 좋아한다면 브런치나 블로그에 글을 써볼 수도 있다. 


나는 임신했을 때부터 본격적으로 블로그를 시작했다. 자리를 잡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긴 했지만, 또 자기 만족일 수도 있지만 지금의 '말선생님' 브랜딩의 시작이 될 수 있었다. 요즘은 sns나 마켓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돈을 벌 수도 있다. 


출산을 하면 돈을 벌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은 어쩌면 신체적인 힘듦보다 더 힘든 감정이었다. 엄마 스스로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면 아이도 더욱 건강하게 돌볼 수 있다.


3. '나'를 돌아보는 심리서적


그래도, 책을 더 추천하자면 심리서적을 추천하고 싶다. '-해야 한다'는 심리서적보다 나의 과거를 만날 수 있는 책을 추천한다. 아이를 양육하다보면 나의 어린시절과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된다. 때로는 반갑기도 하지만 마주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이 떠오른다. 그로인해 오히려 아이에게 화를 더 크게 낼 때도 있다.


나의 과거와 만날 수 있는 책을 추천한다. 한번 만나보면 다음에 또 만났을 때에는 조금은 덜 당황스러운 마음으로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자아반성을 하는 시간을 갖기 보다는 그 때의 나와 마주하고 나를 받아들이는 시간을 갖는 것을. 꼭, 권한다.


* 비용이 부담된다면, 중고서점에서 책을 살펴본 후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나의 추천이 정답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아이를 양육하고, 부모님들을 만날 때에 들었던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생각을 글로 정리해보거나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임신을 했을 때, 타지에서 잠시 지내면서 외로운 마음이 컸다. 하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데 느끼는 기쁨도 있었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게 I가 강한 나에겐 잘 맞았다.  '나'를 잘 돌볼 수 있어야 주변 관계도 매끄럽게 맺어갈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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