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발달의 기본은 '듣기'입니다.
아이가 36개월 미만 때의 부모의 관심사는 아이의 신체발달과 언어발달입니다. 안전을 지키는 것을 전제로, 얼마나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지, 또래 수준에 맞게 언어능력이 발달하고 있는지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소아과에 갔을 때도 내 아이와 키가 비슷한 아이가 보이면, 조심스럽게 아이의 개월 수를 묻기도 하지요. 아이가 말이 조금 빠른 듯 들리면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아이의 말이 트이고, 문장을 말하고, 주고받는 빈도가 많아질수록 또 다른 관문이 열립니다. 이제는 말을 얼마나 '길게' 하는지 여부보다 '적절하게' 하는지 여부에 초점을 두게 되지요. 산 넘어 산이라는 말이 떠오르는데요. 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하고, 사교육을 시작하면서 영어, 수학, 그리고 문해력이라는 단어와 엄마는 친숙해지게 됩니다.
언어치료 현장에서 '요즘 아이들'을 마주하면, 말 그대로 다양한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영역의 발달에 비해 언어발달만 유독 느린 아이, 주의 집중에 어려움을 보이는 아이, 사회성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 등 양육자와 아이들의 고민이 각각 다르지요. 치료사로서도 많은 과제를 마주하게 됩니다. 아이들의 모습이 다르듯 지도하는 방법도 달라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듣기 능력
저는 오늘 '듣기 능력'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더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자면 '주의력'입니다. 주의력은 어떠한 것에 몰두하는, 즉, 한 가지 일에 마음을 집중하여 나가는 힘이라고 합니다.(출처 : 네이버 사전). 그런데 주의력은 어떠한 작업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일상 생활고 맞닿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엄마의 이야기에 짧게 집중하고 적절한 대답을 하거나 심부름을 하는 것, 아이가 자동차 놀이에 몰두하다가 엄마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엄마의 말소리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도 주의력이라고 할 수 있지요. 아이의 입장에서는 선택적으로 주의를 옮긴 거예요.
요즘 아이들은 주의 집중 시간이 짧아졌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언어치료실에서의 몇 개 사례로만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스마트폰 사용량이 많아지면서 주의력은 더 짧아진 것 같습니다. 타인과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하거나 어른의 이야기에 오랫동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많이 없어졌지요. 아이의 타고난 주의력이 짧을 수도 있지만 주의 집중을 돕는 활동을 하기에 환경적인 제약도 많아졌어요.
문해력은 우리의 일상에 있다고 여러 번 말씀드렸는데요. 여기에서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듣기 능력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상대방이 말을 할 때 집중하고, 나에게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하지요. 초등 저학년까지는 읽기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기보다, 듣기 경험을 통해 어휘를 습득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일상에서의 듣기 경험은 더욱 중요합니다. 물론, 아이들마다 속도가 다르기에 읽기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경우도 있어요.
* 가정에서는,
1)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하루 10분! 만들어보세요. 아이는 외부 사교육 기관에서 아이의 이야기를 오랫동안 나누기엔 제한이 있습니다. 학원은 그룹 수업인 경우가 많고, 아이가 긴장감을 느끼는 공간일 가능성이 커요. 가정에서 편안하게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아이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엄마의 모습을 통해 아이도 상대방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2) 부모가 서로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부모는 서로 이야기를 나눌 때 스마트폰을 하거나 다른 일을 하는데 아이에게는 "엄마아빠가 이야기할 땐 얼굴을 봐야지." 이렇게 말을 한다면 아이는 혼란스러울 거예요.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눌 때는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놓으세요. 급한 업무 연락이 올 예정이 없다면 말이지요.
3) 아이의 주의력을 조금씩 늘려주세요. 10분, 15분. 먼저, 아이가 쉽게 느끼는 과제부터 점진적으로 과제의 난이도를 높여주세요. 아이는 어려운 과제는 처음부터 집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지루해하지 않도록 완급을 조절해 주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때그때 난이도를 적절하게 조절해 주고, 격려해 주는 거지요. 어른도 어려운 과제가 있다면 시작부터 졸음이 쏟아질 거예요. 쉬운 난이도부터 차근차근 과제를 시작해 보세요.
아이를 양육하다 보면 끝없이 과제가 주어지는 것만 같은 기분을 느낍니다. 이제 6살인 아이를 양육하는 저의 이야기가 청소년 자녀를 양육하시는 부모님께는 '나도 겪었던' 이야기일 수 있는데요. 과제가 어려울 때는, 저는 가장 기본으로 돌아가서 생각하는 편입니다. 언어발달, 문해력, 사회성, 그리고 사교육을 중요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부모마다 교육의 가치관이 다를 수 있지만, '듣기'는 모든 교육에 있어서 그리고 타인과의 소통에 있어서 주춧돌과도 같습니다. 가장 기본이 될 수 있는 거지요. 기본이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주의집중을 잘하는 아이는 책을 읽을 때도, 수업을 들을 때도, 무엇보다 경계보단 관심과 흥미를 갖고 접근할 가능성이 크니까요.
언어발달의 기본인 '듣기' 능력, 가정에서도 쉽게 촉진할 수 있어요. 거창하고 어렵게 생각하기보다, 가볍고 쉽게 아이의 언어발달을 생각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