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올바르게 훈육하고 싶다면.
6살, 유아기의 절정을 지나고 있는 아이는 이제 해야 하는 것과 하면 안 되는 것을 어느정도 구별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6살 아이는 여전히 세상에 궁금한 것 투성이다. 겉으로 보기엔 아기 때보다 훨씬 더 성장한 것 같은 모습에 부모도 자연스레 아이의 행동에 기대하는 것들이 늘어난다. 그러다 아이가 한 번 실수를 하거나, 엄마 말을 듣지 않으면 엄마는 아이를 타이르다가 폭발하는 지점에 다다르게 된다.
6살 아이는 아직 미성숙하다. 도덕성, 사회성, 논리력을 배우기 위한 첫 단추를 끼웠을 뿐. 아이는 주변 어른들이 안 된다기에 안 되는 줄 알고 있지만 상대방의 감정을 깊이 공감하거나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반복된 지시에도 반응이 없거나 반대로 행동하는 아이에게 폭발해서 화산재를 쏟아내도 아이는 엄마의 긴 설명을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슬프게도...)
엄마한테 왜 혼났어?
아이는 6살 초반까지도 이 질문에 적절하게 답하지 못했다. "몰라요. 엄마가 막 화냈어." 또는 "엄마가, 나한테 막 소리질렀잖아." 누가 들으면 아이를 매우 심하게 혼냈을 거라고 예측할 수 있는 말을 하곤 했다. "온이가 장난치다가 아빠를 때리면 아빠가 아프잖아. 그래서 혼난 거잖아. 사람은 때리면 안 되는거야." 마치 오은영 박사님이 된 듯 세 마디 명료하게 전달하면 그제서야 아이는 이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언제 또 비슷한 행동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아이는 혼난 것 자체만을 기억하기 쉽다. 아직은 상대방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엄마가 내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에게 꾸중을 한거야.'라고 생각하는 유아는 거의 없을 것 같다. 우리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도 그렇지 않을까?
유아기 아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훈육하기 위해 내가 실천하는 것은,
1) 길고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기 : 아이의 주의집중력은 길지 않다. 더군다나, 엄마의 '말'에만 오랫동안 집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이는 자신이 선호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어 있다.
2) 신체에 손대지 않기 : 이 부분은 부모로서 어쩌면 쉽지 않은 부분이지만 아이는 체벌을 부모로부터 배우기 쉽다. 인형을 나무라는 모습, 매를 드는 모습은 부모로부터 습득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신체에 한번이라도 손을 대기 시작하면 점점 더 큰 강도의 자극이 주어져야 아이가 행동을 멈추게 된다. 특히, 남자 아이의 경우는 초등 저학년 때에도 부모보다 힘이 센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짧고 간단하게 화가 난 이유를 전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3) 아이의 기분이 가라앉았을 때 서로의 감정 나누기 : 아이가 심하게 울고 있을 때, 분한 감정을 느끼고 있을 때 아이에게 '너 왜 혼나고 있는거야?' 묻는 것은 아이의 머릿속을 새하얗게 만들 수 있다. 적어도 시간이 30분 이상 지난 후에 아이와 차분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은 어떨까?
"사실은 내가 아빠를 좋아하는데 그 마음을 표현하려다가 때린거야." 때로는 아이가 마음을 이렇게 표현하기도 한다. "그랬구나. 그런데 아빠를 좋아하는 마음은 말로 표현하는 것이 좋아. 부드럽게 안아주거나. 온이도 맞으면 아플 것 같지?" 장황한 설명보다 아이의 마음에 더 와닿을 수 있다.
부부사이에도, 연인 사이에도 비슷하지 않을까. 상대방이 나에게 지적한 것만 기억하는 것이 어쩌면 인간의 본성인 것 같다.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은 이러한 것들이 와르르 무너지지만, 매일매일 되새기다 보면 1-2초의 절제가 쌓여서 아이를 차분하게 훈육할 수 있는 레벨까지 다다를 수 있기를. 나 스스로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