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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선생님 Oct 12. 2023

언어발달 콘텐츠를 만든다는 것.

언제부터인가 sns에 '언어발달'을 다루는 콘텐츠를 쉽게 볼 수 있다. 창작 의도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기에 콘텐츠 자체를 비난할 의도는 없다는 것을 서두에 밝힌다. 언어발달은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라면 가장 관심을 갖게 되는 영역이다. 아이가 어릴 수록 신체 발달과 함께 견주어보게 되는데, 언어발달은 겉으로 보았을 때에 '양육자가 충분한 자극을 주었다'라는 인식을 은연 중에 갖게 하는 것 같다.



언어발달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은 어쩌면 전문가의 입장에서 어렵지 않은 과정일 수 있다. 전공서적을 쉬운 언어로 녹여내면, 이론적으로도 크게 나무랄 바가 없다. 그럼에도 전문가는 늘 고민한다. 혹여나 이 콘텐츠로 인해 누군가의 마음에 불안감을 준다면 마냥 좋은, 유익한 콘텐츠로 생각하기엔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다.


부모교육을 진행하다 보면, 강의가 끝난 후, 불안한 마음으로 질문하는 양육자와 종종 마주한다. '아이가 치료실에 가야 할까요?'라고 이야기를 풀어가시는데 아이를 보지 않은 상황이기에 100% 만족할 만한 답을 드리기 어렵다. 이는, 내가 숙련된 강사가 아니기에 그럴 수 있겠지만, 아이의 삶의 여정 중 한 부분을 건드릴 수 있기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언어발달 콘텐츠 또한 신중해야한다. 전문가는 수백편의 논문을 보고, 사례를 접한 그 과정 중에 경우 한 문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그 과정을 알기에 때로는 콘텐츠에 적힌 자극적인 문장에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언어지연, ADHD, 느린' 이러한 키워드는 누군가에겐 불안감을, 누군가에겐 사실 검증을 요구하게 되는 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육아가 어려워진 이유, 육아에 겁을 먹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SNS라는 이야기를 올해 나의 글에 지속적으로 담아냈다. 매일의 일상에서 아이와 교감하고, 엄마의 말을 들려주고, 한 권의 책 안에서 상호작용이 이루어졌다면, 그 육아는 최상의 육아가 되었는데. 무언가를 해야만 하고, 콘텐츠를 보며 내 아이를 점검해야 하고, 조바심을 갖기에는 하루가 빠듯하고 힘이 들지 않을까?




양육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지식을 뽐내기 보다는 다정한 안내자로, 그동안 육아의 과정을 지지해주는 등대가 되어주기를, 언젠가는 그런 전문가가 되어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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