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말선생님 Oct 16. 2023

언어발달, 무엇이 궁금하신가요?

외부에서 부모교육을 진행하다 보면, 양육자분들의 고민을 듣곤 합니다. 우리 아이가 말이 늦은 편인지, 아이의 발음이 치료실에 가야 할 정도인지, 가정에서 어떻게 촉진해주어야 할지에 대한 궁금증을 이야기하시지요. 부족한 답변이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최대한 자세히 답을 드리지만, 어딘가 시원하게 긁어드리지 못했다는 마음이 드는데요. 아무래도 아이를 직접 보지 않은 상황에서 솔루션을 말씀드리기엔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기 때문이에요.



언어발달 콘텐츠를 만들 때, 육아서를 쓸 때, 최대한 양육자분들의 부담감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제작하지만 저도 모르게 to do list를 만들고 있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이렇게 해보세요.', '이렇게 말해주세요.', '점검해보세요.' 이러한 콘텐츠가 조회수가 조금 높은 편이고, 더 자극적으로는 '우리아이 이렇게 해주지 않으면' 이러한 문구로 시선을 끌 수도 있어요. 최대한 자극적인 문구를 자제하기에 더 to do list가 되어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이의 언어발달, 무엇이 궁금하신가요?


언어치료 현장에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열정으로 부모상담 소책자를 만들고 매달 부모님들께 편지를 드리곤 했어요. 석사 과정 중에 프리랜서로 일을 했을 때도, 부모님들께서 가장 만족스러워하셨던 것은 월간 레포트였습니다. 내 아이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기록한 내용이 담겨있었기에,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지요.


생각해보면 당시엔 요즘처럼 육아 콘텐츠가 많지 않았습니다. 육아서나 잡지, 네이버 카페에서 정보를 얻을 수는 있었지만, sns는 그저 나의 일상을 공유하는 수단이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sns 플랫폼을 통해 육아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고, 정적인 육아서를 읽지 않더라도 최신 정보를 최고의 전문가의 영상에서 편안하게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자녀교육부분 베스트셀러 작가님께서 쓰신 글 중에, 이제 더이상 쓸 말이 없고, 워낙 정보가 많기에, 해당 분야의 책은 쓰지 않겠다는 콘텐츠를 본 적이 있어요. '아, 바로 이거구나!' 무릎을 탁! 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두번 째 투고가 막막하게 느껴지고, 전자책 출간을 계획하는데 있어서도, '너무 많은데' 이런 생각을 저 또한 떨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전자책으로 언어발달 팁을 제공해볼까?' 이미 크몽이나 다른 플랫폼에도 이러한 내용을 다룬 전자책이 꽤 출간되었고, 종이책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그렇다면 독자들이 원하는 언어발달 정보는 무엇일까? 어떤 책을 보아야 유튜브를 이길 수 있을까? 무명작가이기에 갖는 고민인 걸까?




두 번째 책을 쓰고 싶은 마음에 책 출간 코칭을 받은 적도 있었는데, 전문가의 의견이 나의 의견과 다를 때는 내심 답답함이 차고 올랐어요.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난 뒤, 박지혜 대표님의 <<중쇄 찍는 법 - 잃은 독자를 읽는 독자로>> 책을 읽으면서 또 한번 무릎을 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조금 더 자신감을 갖기로 결심했고요. 

'내가 세상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자!'



제가 세상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역시나 '읽고 쓰는' 이야기인데요. 그 이전에 '말을 잘 하기' 위해서도 미디어보다 '읽고 쓰는'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전하고 싶습니다. '말을 잘 하기' 위해서는 미디어를 '보는' 것보다 상대방과 대화하는 경험이 쌓여야 합니다.


저는 2020년부터 브런치에 언어발달과 그림책 이야기를 전하고, 미디어와 언어발달, 읽기 쓰기 이야기를 전해왔어요. 그 사이 꾸준히 글을 쓰지 못했던 기간도 있었는데, 브런치 메인에 제가 브런치를 처음 시작했을 때, 함께 시작했던 작가님들의 글이 뜨면 반가운 마음과 함께 반성의 마음이 들었습니다. 더 꾸준히 읽고 쓰면서, 언어발달과의 연결고리를 이어가겠습니다.

이전 28화 들음에서 말하기로, 말하기에서 문해력으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