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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자리 Feb 23. 2017

치유의 언어, 놀이

당신에게 장난감을 허락하시길.

놀이는 치유의 언어입니다.

장난감이 가득한 놀이치료실에 아이와 함께 들어가면 아이는 신나고 즐거워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죠. 

신기한 인형들, 모래가 가득한 상자, 소꿉 장난감들과 블록. 보드게임과 다트판, 만나지 못했던 다양한 놀잇감들이 가득한 이곳은 아이들에겐 천국인가 봅니다. 


물론 이런 모든 환경에도 불구하고 낯을 가리고 머뭇거리는 친구들도 없진 않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아이들이죠. 시간이 지나면 무언가를 들고 만지작 거리고 굳이 무슨 말을 하지 않아도 혼자만의 상상여행을 시작합니다. 


버르장머리 없는 공주님이 왕자님을 혼내 주는 장면이 재현되기도 하고, 백설공주가 집이 무서워 마녀의 성에 가서 빌붙어 사는 이야기, 또는 군대의 전쟁, 공룡이 마을을 급습하는 이야기, 화산 폭발과 해일, 눈사태로 마을이 위험에 빠졌는데 영웅이 나타나 구하는 이야기들... 


그 수많은 이야기들 속에는 아이들의 감정과 생각이 녹아있습니다. 

일상에서 느꼈던 공포, 불안, 두려움들을 이야기 속에 풀어놓아 인형들이 경험하게 하면 안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면서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놀이치료를 하는 목적이기도 하죠.
사실 아이들은 대부분의 무서운 감정들을 가까운 어른들이나 상황에서 경험하게 되지만 그렇다고 엄마와 아빠가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고, 선생님을 다신 보기 싫을 정도로 미워한다고 말하는 아이들은 없죠. 


마녀가 나타났거나 뱀이 마을에 풀어져 있어서 길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더 재미있고 안전하게 자신의 불안을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아이들은 그렇게 무의식 중에 놀이를 통해 자신의 마음과 감정을 전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건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처해진 상황을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기도 하고 새로운 해결책을 스스로 찾아보기도 합니다.
놀이는 무서운 감정들을 즐겁고 안전하게 만나고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치유의 매개체입니다. 


내가 할 말이 많은 거야... 노는게 아니라. 치.

아이가 놀고 있다면 방해하지 말고 곁에서 조용히 어떤 이야기를 전하는지 들어보세요.

그것이 어떠한 형식이든. 더 나아가 가능하다면 아이에게 놀이를 배워보시길. 아이는 어른들에게 참여하는 것을 무척 반가워하니까요.

무엇보다 나는 인형 앞에서 무슨 놀이를 하고 싶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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