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행동에 대한 대처법 2 - 모든 행동에는 목적이 있다.
아이는 번번이 가출을 했다. 몇 번은 잡혀왔다고 했고 이번엔 부모님이 사정사정해서 마지못해 들어와 준 거라고 말했다. 상담실도 사실 올게 아니었는데 상담실에 오면 올 때마다 5만 원씩을 준다고 해서 오는 거라고.
그녀의 엄마는 한숨을 쉬면서 매번 도망치고 숨고, 친구들과 찜질방을 찾아다니면서 아이를 찾아오는 일이 너무 힘들고 지쳤다며 눈물을 보였다.
아이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고 살아왔던 날들에 있었던 일들을 '인생곡선'으로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집을 나가면 어떤 게 좋아? 춥고 갈 때도 없잖아...
답답하지 않아서 좋아요. 친구들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맘도 풀리기도 하고.
물론 모 얼마 안 가서 아이들 때문에 피곤해지는 것도 있긴 하지만...
그리고 나갔다 들어가면 혼은 나도 며칠은 또 내 눈치를 보니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지난번에 부모님이 그리셨던 '인생곡선'을 아이 것과 함께 놓고 바라보다가 우린 이상한 걸 동시에 발견했다. 부모님이 크게 싸우고 이혼을 생각했던 그 시기마다 아이의 가출이 반복되곤 했다는 걸...
어쩌면 네가 부모님의 이혼을 막아보려고 가출하는 건 아니었을까?
네가 가출하면 부모님은 더 이상 두분이 싸우지는 않잖아.
너를 찾고 혼내느라 더 친해지시잖아.
아이는 어이없어 하면서도 한참 생각이 깊어지는 것 같았다.
부모님은 아이의 가출을 막기 위해 몇 년을 이런저런 방법을 써가며 노력했지만 아이의 반복되는 가출의 의미를 이해해보려고 하진 않았다. 아이의 가출은 두 부부의 독한 부부싸움이 있은 후에 반복되곤 했다. 아이가 가출하면 두 사람은 갈등을 멈추고 아이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었고 그렇게 가족의 갈등이 유야무야 아이를 혼내는 방식으로 마무리되곤 했다.
'부모님 인생은 부모님이 사는 걸로 하자. 부모님을 화해시키기 위해 네 인생을 이렇게 허비하는 건 너무 허무하잖아. 네 인생을 살아.'
이 말이 어떻게 들렸을지 모르겠다. 어쨋든 아이는 상담을 받는 동안 학교에 다시 나가기 시작했고 부모님은 이혼서류를 내고 숙려기간동안 최선을 다해 부부상담을 받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부모님과 아이와의 이상한 가출 술래잡기는 멈춰졌다.
아이가 일부러 의식적으로 부모님의 이혼을 막자고 가출한 건 아니었다. 분명히.
그럼에도 많은 경우 의식하지 못한 채로 아이들은 숨겨진 목표를 이루기 위한 행동을 한다.
아이의 좋지 않은 행동을 멈추게 하는 것을 훈육이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
청소를 안 하는 것, 거짓말을 하는 것, 편식을 하는 것, 좋지 않은 친구들을 사귀는 것.
약속을 안 지키는 것, 학원을 안 가고 빼먹는 것...
하지만 하나의 행동을 억지로 고치고 나면 다른 주제로 갈등이 다시 시작되곤 한다.
억지로라도 밥을 먹이고 나면 늦게 일어나는 일로 실랑이를 하고,
옷투정을 해서 옷을 사주고 나면 또다시 약속을 안 지키는 것으로 갈등이 시작된다.
좀 더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 행동을 통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행동의 목적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아이들의 목적을 크게 4가지로 설명한 적이 있다.
1. 소속감을 확인하고 싶은 관심 끌기
2. 효능감을 인정받고 싶은 힘겨루기
3. 자존감을 회복하고 싶은 보복하기
4. 용기가 부족해서 나타나는 무기력을 가장하기
드레이커스는 '부정적인 행동을 하는 아이는 낙담한 아이'라고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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