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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자리 Mar 04. 2017

왜 그때뿐일까요?

생각대로 되지 않아 속상하다는 부모님들께

부모교육 많이 받습니다. 

좋은 대화법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도 듣죠.

효과도 좀 있습니다. 근데 왜 그때뿐일까요?

조금만 지나면 보기 싫었던 내 모습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그래서 속상하죠. 아이 탓도 합니다. 변명 같지만 

아이도 그때뿐이거든요. 사실. ㅋ


사람은 변하지 않는 걸까요? 

이런 노력이 무슨 소용인 걸까요. 

나는 정말 영원히 이렇게 아이랑 싸우면서 씨름하면서 

속상해하면서 살아가야 할까요?


이런 질문 많이 합니다. 

우리가 잘 모르고 있지만 진심으로

우리의 행동은 꽤 많은 이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주 작은 행동 하나하나도 살아오면서 그렇게 해야만 했던 

깊은 의미들이 그 안에 있습니다. 


계단에서 굴러 뼈가 부러져서 고생을 했던 사람은 
다음에 계단을 내려갈 때 뛰어내려 가게 되지 않습니다. 
당연한 결과 아니겠습니까. 

어쩌면 옆에 누가 뛰어간다면 붙잡아 말리고 조심해야 한다고 
몇 번이나 잔소리를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난간을 잡고 조심조심 걷게 되겠죠. 
또 그게 나쁜 것도 아니죠.

그러나 매번 계단을 내려갈 때마다 
긴장해서 불안해한다 정도가 된다면
좀 불편할 겁니다. 


이처럼 지금의 나의 행동은 그런 수많은 시행착오들 속에서 

나를 유지시켜준 고마운 습관들입니다. 

오랫동안 그렇게 나를 살게 해주었기 때문에 

면면히 뜯어보고 이유를 알아보고 

더 좋은 방식을 선택해서 다시 훈련시켜주는 과정이 없다면 

예전 방식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무엇보다 지금의 살아가는 나의 방식은 

나의 삶을 유지시켜준 고마운 내 삶의 틀입니다. 

그중에 몇 가지 지금 내 삶을 좀 불편하게 하는 것들이 있다면 

그 부분을 변화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내 몸에 경험 속에 익숙해지도록 연습하는 시간들이 필요합니다. 


책속엔 많은 답이 있지만 

누군들 답을 몰라서 방황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의 삶을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가는 것은 

지금의 나를 헤집어 다시 선택하는 과정이고 

처음엔 많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만큼의 용기가 필요하죠. 

잘 타시는 분들은 그거 별거 아니다 싶으시겠지만 

처음 핸들을 잡고 자전거라는 물건을 끌고 운동장에 나가면 

매 순간이 진땀, 공포, 불안, 걱정... 그 자체입니다. 

그리고 천천히 조금씩 달라집니다.

언젠가는 잘타게 됩니다. 포기하지만 않으면^^


단번에 자전거 여행을 떠날 수는 없는 것처럼 

아주 작은 것의 변화부터 천천히 익혀나가면서 포기만 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꽤 멋진 자전거 여행을 꿈꿀 수 있는 것처럼

아주 작은 노력도 포기만 하지 않으면 

조금씩 조금씩 내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변화해왔음을 알게 됩니다.


왜 난 노력을 하려고 하는데도 이것밖에 안되지.

우리의 행동은 본능적을 살기 위해서 선택되었고 오랫동안 잘 사용했기 때문에

아주 의도적으로 변화를 염두에 두고 용기를 내서 훈련하지 않으면 

원래 잘 바뀌지 않습니다. 다시 돌아오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니 자책하지 마십시오. 노력하고 있다면 눈에 보이지 않아도 변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아이를 혼내고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지 않았다면 

이젠 안된다는 걸 안타까워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변한 모습이니까요.


무엇보다 지금의 나

내가 살아온 자리는 아름답습니다. 

누가 뭐라 해도. 나 스스로 뭐라고 부른다고 해도

어쨌든 지금의 나를 살게 해 준 고마운 습관들입니다. 

그중 몇 가지만 조금 더 괜찮게 리모델링을 꿈꾸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포기하지만 않으면 오래 지속하면 

내가 바뀐다기보다 내가 좀 더 나다워질 수 있습니다. 


변합니다. 조금씩 보이지 않게 

나아닌 다른 인간으로 가 아니라

진정한 나로 돌아가는 과정입니다. 


무엇보다 지금의 당신. 

괜찮습니다. 걱정 마세요. 

98%는 좋고 단지 오래 써서 물이 잘 안 내려가거나 

벽지가 낡아지면 새로 바꾸는 정도로 

나를 나답게 만드는 노력일 뿐입니다.


누가 뭐라 해도. 당신은 이 세상에 유일한 당신만의 빛을 지니고 있습니다. 

더 잘 빛나도록 나를 사랑하는 길에 서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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