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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자리 Mar 14. 2017

너 도대체 나한테 왜 그래?

정말 알고 싶은 아이의 진심

아이들이 관계가 불안하다고 느낄 때 보이는 특징들이 있는데요.

대표적인 4가지 상황을 짚어보죠. 아마도 간간이 이런 일들로 갈등을 경험하실 것 같아요.


1. 관심 끌기 : 엄마 아빠, 나 여기 있어요. 알고 있나요?

나타나는 현상은요.

부모 입장에선 좀 귀찮습니다. 이제 그만 좀 했으면 싶죠.

자꾸 해달라고 하거나, 또는 너무 안 하고 딴짓을 하거나.

화를 내면서 이제 그만해! 그러면 멈춥니다. 물론 조금 후엔 다시 시작할 수도 있지만 당장은 부모님 말을 듣습니다. 속상해하면서라도요. 죄책감이 생깁니다. 짜증도 나기도 하고. 충분히 해주지 못하는 건가 고민도 하게 됩니다.


자녀 입장에서는 주목받고 싶죠. 엄마 아빠의 시선을 끌고 싶어 합니다. 그렇다고 큰 사고를 쳐서 미움받고 싶은 건 아니구요. 엄마 아빠가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혼을 내거나 보살펴주면 그때는 만족합니다. 하지만 좀 불안하다 싶으면 다시 시작하죠. 떼쓰기도 하고, 좀 귀찮게 하고, 아님 과도하게 애교를 떨기도 하고 아프다고 엄살을 피우기도 합니다.


본심은 나를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애정이 부족하다는 표시죠.

부모님은 좀 억울하실 겁니다. 얼마나 귀찮게 하는데요. 하라는 대로 다 해주게 되는데 뭐가 부족해요 라고 하시겠지만 잘 관찰해보십시오. 버튼을 눌러야 나옵니다. 내가 달라고 할 때만 주죠. 대부분 아무 일없이 지날 때는 부모도 지친 상태라 다행이다 라고 여기며 다른 곳에 관심을 쏟기 때문에 내가 시선에서 멀어진다 싶으면 다시 시작됩니다.


해결책은 버튼을 누를 때 주지 않는 겁니다. 과도한 떼를 쓸 때는 관심을 거두고 그대신 긍정적으로 사랑받는 기회들을 만드셔야 합니다. (혼내는 것도 관심입니다. 말이 좀 이상하지만 사랑받는 일이에요) 그런 것으로 사랑받을 수 없다는 것을 경험해야 합니다. 대신 같이 산책을 가거나,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 아이와 내가 편한 시간에 놀아주면서 내가 사랑받고 있고 잊혀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되어야 천천히 소거됩니다.


2. 힘겨루기 : 엄마, 아빠 나도 함께 하고 싶어요.


나타나는 현상은요.

부모 입장에서는 한번 해보자는 거냐! 싶습니다. 하지 말라고 해도 그냥 합니다. 좀 어이없죠. 화도 나고, 왜 저러나 싶고, 그 옷 너무 얇다고 말해도 그냥 입고 나갑니다. 감기에 걸려오고.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습니다. 때로는 혼내고, 때로는 어르는데 듣는 척 하지만 결국엔 듣지 않습니다. 마치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 날 무시하나 싶은 마음에 울컥해질 수 있습니다.


자녀 입장에서는요. 내 의견도 존중받고 싶습니다. 내 생각도 분명히 있는데 물어보지도 않고 엄마 아빠가 마음대로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쯤부터 더 분명히 나타납니다. 대놓고 뭐라 하진 않지만 속으로는 엄마 아빤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서운해하죠. 함께 협의하고 싶어 합니다.


해결책은 역시 가족회의입니다. 힘겨루기 단계에서 버릇을 고친다고 크게 혼내면 될 것 같다 싶으시겠지만 결국엔 부모가 집니다. 이길 수 없는 전쟁에선 빨리 백기를 드시고 협상하시는 것이 현명합니다. 정말로 원하는 게 뭔지 부모가 뭘 걱정해서 안된다고 하는 건지 알려주고 그 안에서 최선의 답을 찾아야 합니다. 함께 협력할 수 있을 만큼 자녀가 자기의 생각을 정립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3. 보복하기 : 엄마, 아빠 내 심정을 좀 알아주세요.


나타나는 현상은요.

상처가 되는 말을 합니다. 상관하지 마세요. 이 정도로 시작이 될까요. 문을 닫아버리고, 대화에 응하지 않고 심지어 심할 때는 반항적인 행동을 보이고 부모의 잘못을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합니다. 정말 심하면 부모에게 욕을 하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위급한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정말 분노가 극에 이르렀다가 절망감에 휩싸입니다. 내쫓아버릴까 싶다가 매를 들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 무슨 문제가 있나 싶어서 고민하게 되고 부모로서의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자녀 입장에서는 쌓인 게 많습니다. 그동안. 억울하고 속상한 마음이 감정적으로 맺혀있어서 내 말을 곱게 하느니 차라리 상처를 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내가 상처받은 만큼 부모도 아파봤으면 좋겠다는 복수심 같은 것이 있죠. 관계가 많이 악화되고 사춘기 시절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해결책요. 공감이 필요합니다. 정말 하고 싶은 말들이 많은데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모를 만큼 감정이 고조되어 있어서 내용보다도 지금의 심정을 들어주고 화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힘들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는 게 좋습니다. 화가 났다고 그렇게 막 하느냐 하시겠지만 부부싸움을 생각해보시면 하고 픈 말이 쌓이고 쌓이면 대화를 시작해도 좋은 말이 나오진 않습니다. 그동안 서운했던 거, 원망스러웠던 이야기로 대화를 시작하게 되죠. 듣고 또 들어주십시오. 설령 오해가 있다고 해도 분명히 자녀에게 상처를 준 일이 있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처음부터 미안하다 하지 마세요. 작심하고 말하려는데 미안하다 이렇게 말하면 자녀는 속상했던 말을 더 하지 못하고 됐어! 이러고 문을 닫을 겁니다. 속상한 마음이 많이 말로 표현되어서 드러나고 소통되는 것이 중요한 만큼 하고 싶은 말들이 다 나오도록 들어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공감.

그렇게 아팠을 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라는 말 한마디 그의 심정을 이해해주는 한마디가 중요합니다. 잘하고 못하고 보다 그가 그랬었다는 걸 알아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4. 무기력을 가장하기 : 나는 사람으로서 존중받고 싶습니다.


가장 힘든 상황이겠죠. 나타나는 현상은... 반응이 없습니다. 혼내도, 달래도, 애원을 해도 별반 달라질 게 없습니다. 아무것도 안 합니다. 너 이거 좋아했잖아. 한번 해볼래? 그래도 묵묵부답입니다. 너 이러면 되겠어! 혼내도 특별한 반응 없이 자기 방으로 들어가죠.


부모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환장 지경입니다. 부모로서의 무능력, 자격 없다 이런 자괴감이 들고 절망감에 휩싸입니다. 포기할까 이런 생각도 들죠.


자녀 입장에서는요. 여러 상황이 있겠지만 대표적으로는 너무 완벽해져야 한다고 요구할 때 안 하게 됩니다. 마치 기계의 부속품처럼 해도 해도 끝이 없을 때, 이걸 끝내면 다시 다른 더 어려운 과제가 있다 싶으면 굳이 이걸 할 필요가 없습니다. 뭘 하나 해보겠다고 하면 엄청 잘하길 기대할 때 차라리 안 하는 게 낫죠. 해서 실망하는 주변의 모습을 보느니 머리는 좋은데 게으르구나 라는 평이 나으니까요.

또 다른 상황은 관계가 단절되어 있을 때입니다. 부모에게 더 이상 기대하지 않겠다. 내가 화도 내보고 울기도 하고 애써 설명도 해보고 이런저런 소통을 시도했었지만 다 무시되거나 형편없다는 평을 받게 되면 내 것을 못할 바엔 부모 말도 듣지 않겠다. 안 함으로써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해결책요. 아이고... 어렵습니다. 신뢰가 무너지면 신뢰부터 쌓아 올려야 합니다.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면서 인간적인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아주 큰 목표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사소한 성취들을 발견해서 격려하고 또 격려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포기하지 마세요.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그는 가장 외로운 상태입니다. 관계를 단절했지만 관계를 정말 원하고 있습니다. 다리를 다친 환자가 걸음걸이를 연습하는 것처럼 어제보다 아주 조금 나아진 오늘을 발견하고 격려해 나가면 진심이 통하고 마음을 열게 될 겁니다.


기억해주십시오. 우리의 관계가 어떠하든 우리는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임을


끝으로 갈수록 어휴... 싶으시죠. 사랑받고 존중받는 긍정적인 경험이 부족하다 느껴지면 이렇게 해서라도 존재감을 인정받고 싶습니다. 그래서 나타나는 나름의 궁여지책들입니다. 다른 무엇보다 그대는 그 무엇이 되지 않아도 소중한 사람임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무 일도 없는 평범한 날에 햇살이 따뜻하게 내려쬐는 것처럼 그냥 그러하게 느껴지는 그를 향한 부드러운 관심이 가장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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