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비워야 해요. 그래야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어요.
오체투지 순례 기간 동안 하루살이의 삶을 살았다고 말씀하셨어요.
하루살이의 인생 생각해보셨어요? 단 하루를 살잖아요.
하루를 산다는 건 더 내밀하고 직관적인 군더더기 없는 순간을 살게 하는 것 같아요
우리는 60년 100년 걸려서 하나의 인생을 만들지만
하루살이는 그 하루에 우리네 100년의 가치를 가져야 하는 거죠.
하루를 온전히 산다는 건 그 하루 안의 매 순간에 가치를 두는 삶인 것 같아요.
모 이게 양적으로 단순히 비교할 건 아닌 것 같지만요.
오체투지 1년이면 기억에 남는 사건도 많으셨겠어요.
매일매일이 그랬죠. 희한한 일이 많았죠.
어느 지역이나 특별하지 않았던 곳은 없어요.
구례를 지나갈 때였나 어떤 할아버지가 총이 있으면
누굴 쏴 죽이고 싶다고 말씀하시면서 울분을 토로하신적도 있었죠.
전주를 지나갈 때는 어느 농부가 정말 한참을 통곡을 하시기도 했어요.
다 중요한 것 같아요. 그 모든 일들이 정말 다 중요했죠.
나이 드신 할아버지께서 울면서 오랫동안 토로하셨던 이야기들
부산, 그 멀리서 오셨던 선생님들, 정말 많은 분들이 함께 해 주셨죠.
마지막 서울에서는 어떤 경찰분이 신분을 속이고 오셔서는
열심히 엎드려 절하고 가시기도 하셨어요.
웃자고 하는 이야기라면 한번은 경찰이 수경 스님에게 다가가서
저를 가리키며 “'저 양반이 수경 스님이냐'”고 한 적도 있었어요. (웃음)
일상 하나하나가 다 기억이 나요. 참 아프기도 아팠어요.
특히 쌍용자동차 해고자들. 언론담당 기획부장님 이창근 씨
그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는 정말 많이 아팠어요.
생생하고 분명한 기억들이지만
어쨌든, 쫌 변명하자면 이건 내 성격인지도 모르겠는데.
난 끝나면 다 끝이에요. 사실 그래요.(웃음)
강순례 때도 그랬고, 이번 순례도 그랬고, 그날 정리하는 글을 쓰고 나면 딱 끝을 내요.
그 이후엔 그것에 대해 생각을 안 해요. 그걸 안고 가면 머리가 너무 복잡해져요.
그래서 하루살이라 하죠.
그날 집중해서 하루 진행을 하고 그날 밤에 몇 시간 걸리든 일지를 쓰고 끝을 내고
완전히 비워버려야 해요. 그래야 또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죠.
그래서 사람들이 강순례에 대해 물어보면 사이트를 가르쳐줘요.
그걸 보고 알아서 판단하시라. 그렇게 말하곤 하죠.
얼마 전에도 전교조 선생님들이 연락이 와서 사이트에서 보셨다고
강순례 3년 전 일을 원고로 쓰고 싶다고 하셔서 알아서 하시라 말씀드렸어요.
그런 내용들을 안고 가면 그것도 또한 집착인 것 같아요.
사람도 그렇고 관계도 그렇고 어려워지더라구요.
거기에 메이면 몸과 마음도 거기에 메이는 거에요.
내가 있는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거죠.
이게 내일은 없다. 모 그런 건 아닌데
생생하고 분명한 기억들이지만
난 끝나면 다 끝이에요. 사실 그래요.(웃음)
강순례 때도 그랬고, 이번 순례도 그랬고,
그날 정리하는 글을 쓰고 나면 딱 끝을 내요.
그 이후엔 그것에 대해 생각을 안 해요.
그걸 안고 가면 머리가 너무 복잡해져요.
그래서 하루살이라 하죠.
완전히 비워버려야 해요.
그래야 또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죠.
지금 이 순간이 전부다가 원래 가지고 계셨던 생각일까요. 오체투지를 통한 배움인가요?
제게 좀 더 정리가 된 거죠. 오체투지 순례를 통해
한 400페이지 이상의 일지를 썼을꺼에요.
강순례와 합하면 한 500페이지? 책으로 하면 천 페이지가 넘을 껄요. 아마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죠. 그 매 순간은 정말 중요했지만 그만큼 버리는 것도 중요하거든요.
2003년도에 백서를 남기자는 의견이 나왔어요. 새만금에 대해서. 한 10년이 지났죠.
지금쯤이면 우리 안의 상처나 아픔을 내려놓고 정리할 수 있지 않겠나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자료를 좀 정리하고 있긴 한데
제대로 다시 돌아보아야 한다면 이렇게 일정 시간의 공백이 또 필요한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이면 더 가능할지도 모르겠어요. 제3자니까.
허나 진행하고 주관했던 저로서는 사념을 거두기가 쉽지 않아요.
사념에 메이지 않도록 비워야 하는 거죠.
비운다는 건 잊어버리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인가요?
단순히 그런 뜻은 아니에요. 어떤 것은 피하고 어떤 것은 중요하고
어떤 것은 넘겨도 되고 이런 주관적인 판단이나 생각, 감정들을 버린다는 거죠.
예를 들면 우리가 일을 할 때 목표를 잡고 큰 플랜을 짜고 중간 과정을 나누어서
이건 누가 하고, 이 일은 누구에게 맡기고 그렇게 진행하잖아요.
그 와중에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어요.
각각의 일을 따져보면 이걸 제대로 하면 저건 대충 넘겨도 되고 그런 게 아니에요.
하나하나 과정에 마음을 기울이지 않으면 목표를 A로 잡았어도, 결과는 C나 F로 틀어져요.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그 모든 과정에 충실해야 해요.
작은 일이다, 큰 일이다. 중요하다 아니다. 의미가 있다 없다
이런 주관적인 판단을 버려야 온 과정에 마음을 두게 되죠.
열심히 일만 해라. 이런 뜻이 아니에요.
놀 땐 또 노는 그 곳에 마음이 온전히 있어야 하는 거구요.
매 순간, 그 순간에 집중한다는 것은
내가 가진 복잡한 사념을 모두 비운다는 뜻이죠.
비운다는 건 어떤 일은 피하고 어떤 일은 챙기고
어떤 일은 넘겨도 되고
이런 주관적인 판단이나 생각, 감정들을 버린다는 거죠.
예를 들면 우리가 일을 할 때 목표를 잡고
큰 플랜을 짜고 중간 과정을 나누어서
이건 누가 하고, 이 일은 누구에게 맡기고 그렇게 진행하잖아요.
그 와중에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어요.
하나하나 과정에 마음을 기울이지 않으면
목표를 A로 잡았어도, 결과는 C나 F로 틀어져요.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그 모든 과정에 충실해야 해요.
오체투지 순례때 숙소는 참 번잡했습니다.
매일 거처를 옮겼고, 낯선 공간에서 물품을 다시 정리하고 찾고
일지를 정리하고 식사를 하고 회의를 하는 일.
오신 손님들과 만나고 취재진들이 오고,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이 숙소에서 이루어집니다.
제게 인상적인 것은 수경스님께서
그 분주함 속애 때때로 화장실 청소를 하시거나
틈나는 대로 신발 정리를 하셨다는 단상입니다.
한 소리 꼭 하셨습니다.
자기 신발 두짝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서
무슨 큰 일을 한다고 그렇게 돌아다니느냐고.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는 알겠는데
그 단순한 일이 참 어려웠습니다.
내가 의미없다 임의로 판단하지 않여 소홀히 하지 않는 일.
매순간에 충실한 가치를 두는 것.
그래서 세상에서 의미없다 치부하는 것들의
소중함을 배워가는 일.
제게는 가장 큰 수행 중에 하나였죠.
내 신발 두짝을 가지런히 정리하는 일.
오체투지 진행팀 사라.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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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터뷰는 2009년 3월에 이루어졌습니다.
생태지평 명호 처장님은 당시 오체투지 순례의 총괄팀장을 맡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