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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Mar 30. 2017

詩밭갈이_나미래

나미래의 詩와 人이야기


또 다시 밭을 간다

새 봄이 시작되니

흙내음 들숨으로 받고 땅을 판다


무엇을 심어야 하나

아직 계획도 없다

해가 들지 않는 곳에

팔팔 뛰는 잎은 기대치에서

멀리 누워 앉았다


낙엽도 누워야 하고

잡초도 심지 뻗어야 하고

봄을 기대했던 식구들은

선을 긋고 헤어졌다


또 다시 밭을 간다

그저 새봄을 시작하니

겨우내 숨은 공기 날숨으로 반긴다.


<밭갈이, 나미래>


---------------



일주일 전, 집 옆 야산에

작년에 이어 다시

밭갈이를 했어요.

아비를 따라 아들도 열심히

겨우내 잠자리 이불이 되어준

낙엽들을 들추네요.


봄이 되니

텃밭부터 갈아보자가

먼저였어요.

무엇을 심을까요?

돼지감자를 아껴뒀는데

살포시 흙을 덮어봐야겠습니다.

돼지감자는 번식력과 생명력이

아주 강하다고 들었네요.


아무래도 이 텃밭은 부지런하게

잘 안오게 되더라고요.

그늘도 많이 지고요.

그래서 거친 땅에서

잘 자랄 수 있는 녀석들을

엄선해야겠어요.


토리의 무덤가에 지난해 뿌리를 뻗은 

딸기를 옮겨놓았답니다.

여름엔 푸른푸른 줄기와 잎이

토리의 집 주변에서

생명력을 이을 거라 믿고 싶네요.


우리 가족 텃밭은 토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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