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인의 정원이야기 Apr 28. 2017

詩야산 텃밭-나미래

詩와 人이야기_도시의 푸른 야산이 타운하우스를 품다!



손가락 마디에서

밀리고 털린 씨앗들

바람 따라 몸을 날려

야산과의 포옹에

몸은 붉게 물든다


넉살 좋은 봄물 아래

부드러운 살을 풀어놓고

바람비에 바람맞은

나뭇잎 아래

봄을 낚는 씨앗들의 방황


게으른 햇살 숨죽일 때

성난 구름을 친구 삼고,

흩어지는 바람의 팔을

잡는 비 소리에

몸을 쪼개는 설렘을 부른다


참나무 큰 응달에 그 설렘 묻힌다.  


<야산 텃밭, 나미래>




2016년 4월 18일 촬영, 집 주변 야산.


벌써 1년이 지났네요.

야산을 품고

사계절의 아웅다웅한

숲들의 사이를

느낄 수 있었는데요.

다시 그 계절이 찾아왔어요.


그러고 보니

<야산 텃밭>이라는 시를 써두고도

벌써 일 년을 묵히고 잠을 재웠습니다.



서정문학 53호에 올라온

'시 창작 강의' 중에

발행인인

이훈식 시인은

'퇴고'에 대해 쓰인 글귀를

접합니다.


퇴고까지 2-3일은 서랍 속에 넣어둔다.
소리 내어 읽는다.


시인이라는 이름을 달기 전에

써두었던 시였기에 조금

내보이기가 쉽지 않았다고 해야 할까요?

손을 대어 올려보니

말끔해진 느낌이 듭니다.


앞으로 더 정진해서

시어들을 다듬고

침전된

시향이 피어나도록

언어를 다듬고 잘 키워야겠습니다.


며칠 전,

노작 홍사용문학관 춘천문학기행을

함께한 전석순 소설가는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을 해주었답니다.


  공감하기 위해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여러 관계에서,
 공감하기 위해서!
그리고 머리로 사유하기 위해서,


 사유하겠습니다.

그리고 공감하겠습니다.

아름답게 나이 먹는 방법을

알 것 같습니다.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그 깊이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습니다.


문학기행을 다녀와

초등생 3학년 아이에게도

위에서 나열한

'책 읽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반응해 주는

납득해 주는

아이가 있었네요.

가장 큰 수확이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더불어,

텔레비전을,

게임을,

 왜 줄여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생각이 더 단단해 지기 전인,

컨트롤이 흔들리는  

초등학교 시절만큼이라도

게임하는 친구들과 형들과 동생들과는

조금 멀리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엄마 역시도 빠른 미디어에 적당히 빠져드는

절제미를 함께 지켜보자고 했습니다.



엄마는 야단치는 사람만이 아닐 수 있지요.

야단도 맞을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겠습니다.


시에서 처럼

너무 큰 나무에 가려,

너무 큰 부모의 무거운 언어에 가려

사물이, 생명이, 맑은 햇볕을 보지 못한다면

성장 과정이 참 아쉬울 것 같습니다.

아이의 성장도 그럴 것 같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詩신발 한 짝, 잘 지냈니?_나미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