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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Jun 02. 2017

최지산동시_묵은지 김밥

아이가 가끔 만나는 묵은지 김밥은 우리 부부의 추억을 샘솟게 한다


'김밥이 맛있니'라는 질문에

당연히

'네'라는

대답을 할 수 있게 하는

'너'


김밥 속에

묵은지가 말하네

'먹어봐'라고

나의 심기(心氣)를

자극하네


김밥이 입에서

사르르 녹고

묵은지는

김밥 안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네


<묵은지 김밥, 최지산, 화성시 반송초등학교 3학년>


*엄마가 김장 묵은지를 넣어서 김밥을 해 주시고 맛있게 먹는 느낌을 표현한 시




김장 김치가 아주 잘 익어갈 무렵엔

가끔 김밥을 말아 먹는다.

씻어내지 않은 김장 김치 그대로

김장이 냉장고 안에서

6개월을 지낸 흔적은

달콤함이다.

아이 입맛에 사각사각한 시원함으로

구미를 당기게 하는 그런 맛이다.


잘 익은 김장 묵은지는

새 김치가 없을 때

좋은 반찬이 된다.

날마다 올리는 찬으로도 그

기세가 꺽이지 않는다.


예전엔

겨울이면 김을 직접 만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김장 김치 몇 가닥 넣어

햇볕에 잘 말려진 김을 뜯어

김밥을 해 먹었던 기억이 난다.

늘 배가 고팠던 청소년기에

즐겼던 그 묵은지  

김밥의 맛을 아이에게도 선보이게 된다.


아이는

그 점을 잘 묘사한 듯하다.

물론 입도 맛있다고 하니

다행이다.


오래된 추억을 꺼내

아이와 즐거운 웃음이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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