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일상은 일기 과제가 되고 때론 시가 된다
1학기가 다 끝나기 전에
일기장 노트 한 권을 다 쓴
아이를 칭찬한다.
책걸이는 아니지만, 비슷한 의미로
엄마와 함께 앞으로도 우리의 일상이 지치지 않도록
동기부여를 안겨본다.
3학년 1학기를 시작하며
일주일에 한 번 '일기'를 쓰는 과제가 있었다.
한 번 이상이라는 조건에
한 번은 반드시 써야 하는 과제였고,
나머지는 여러 일기의 형태로
아들의 재량에 맡겼다.
'때론 한 번은 너무 적지 않나'라는
엄마의 강요에 입을 삐죽거리며 쓴 날도 있었지만,
그래도 절반은 스스로 주제를 찾아
노트에 마음을, 노력을 옮겨 놓았다.
3월 4일부터 시작된 일기.
'M3'와 '쉬는 날'이라는 주제로 일기를 제법 내용이 알차게 써 내려가고 있었다.
선생님의 코멘트에 조금 더 힘을 받는 모양새다.
'일요일에 숨겨진 비밀'이라는 시에서는 휴일을 떠나보내는 아쉬움을 표현했고,
'학급 임원 선거 준비'를 하는 모습을 자세하게 글로 담아내는 녀석이다.
학교에서 쓰는 '매일 노트'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네모네모 로직'에 한참 빠져있던 아이를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애완견 퍼그 '산동'과
함께 한 봄을 '내 생애 첫봄'이라는 시로 표현하기도 했다.
담임 선생님은
지산이 글 쓰는 실력에
선생님이 정말 놀란다.
고학년이 쓴 일기 같구나.
두 편의 시 또한 너무나 멋졌다.
라며 하트를 넣어주셨다.
'치과'를 다닌 이야기를 담았고,
일주일 중에서 '목요일'이 가장
좋은 이유를 담아내고 있었다.
역시나 담임 선생님은
한 마디를 잊지 않으신다.
선생님은 이 일기가
가장 마음에 든다.
'한자 5급 자격증'에 관련된 글은
잘 정돈하여 일기가 되었고,
요즘에 읽고 있는 '해리포터'에 관한
자신의 의지가 담긴 글이었다.
'엄마는 왜 제사가 싫어요?'라고 물어봤던 무렵의
일기에는 친척들과 모인 '제사'이야기로 가득 채워졌다.
'일본에 가기 하루 전날'을 보고
지산이의 일기는 언제나♡
라며 지속적인 응원을 해 주시고 계시는 담임 선생님.
그리고 아이는 '4일 만에 학교생활'이라며
일기에 적어냈다.
2017년 3월 31일에서 4월 2일까지
일본 오사카 여행을 다녀왔다.
아이는 체험학습 보고서를 날짜별로
워드에 쓰면서 인쇄하여 일기장에 붙였다.
교토의 은각사에서의
아직 얼굴을 내밀지 못한 벚꽃들을 기억하고
집에 돌아와 지은 시는
'은각사의 꽃들'이었다.
담임 선생님은
너무나 멋진 시다♡
라고 하였다.
엄마인 나도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피아노 학원에서의 '달란트 파티'
그리고
'피아노 학원의 새 학기'를 일기로 옮겼다.
3-4달에 한 번씩 치러지는 달란트 파티 행사가 끝나면
달란트가 다 없어지고 새로 시작해야 하는 시기라
'새 학기'라는 제목을 붙여보았다고 한다.
4월 10일이었구나.
우리 마당의 조경 공사가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았던 날.
'마당의 작은 꿈'이라는
시를 적고
아이는
'마당에 조경을 하고 변화된 마당의 모습을 보고 쓴 시'라고
느낌을 말하였다.
'철창 속에 갇힌 나'는
우리 집 강아지 산동이가 크는 과정을
생각하며 쓴 시였다.
선생님은 최고의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지산아 너는 벌써 좋은 시인이구나.
선생님이 매번 너의 일기를 보며
책 한 권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좋은 재능 잘 가꿔나가렴.
'공개수업'을 일기라기보다 긴 보고서처럼 적어냈다.
선생님은
수업의 내용을 너의 느낌과
함께 잘 담아♡조리 있게 썼구나.
라고 코멘트를 달아주셨다.
감사할 일이다.
아, 이제 5월이구나.
긴 연휴를 맞이해서 찾아간 곳
보성에 위치한 '일림산'은
역시 아이의 일기 제목이
되어 주었다.
'보성의 꽃길'은 일림산 철쭉 꽃길을
비유한 시였다.
그리고 뒷날부터
제주도 여행이 시작되었었지.
그곳에서 다시 만난
'섭지코지'는
아이와 나의
시 제목이 되어 주었다.
일기나 시가 쓰기 싫을 때면,
독서 일기로 간혹 대신하기도 했는데
'통신'을 주제로 남긴 아이의 워드 작업이다.
그리고 요즘 나와 함께
저녁마다 즐기고 있는
'배드민턴'이 일기가 되었다.
아들은 제법 실력이 많이 늘었다.
'스플랜더'라는 게임을 즐겼던
내용을 상세히 적고 있다.
5만 원 가까이하는 보드를
언제 사주게 될지 모르겠으나
한 번에 게임 방식을 터득했다고 자랑하는 녀석이다.
'걸리버 여행기' 독서 일기를 쓰면서
쓰기 싫어 어찌할 바 모르는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내용을 간략히 다 쓰지 않고
느낌도 없는 글에 잔소리를 했더니
듣지를 않더이다.
선생님도, 역시 같은 마음이었다.
지산이가 이야기의 내용을 참 잘 정리했구나♡
다음엔 너의 생각 느낌도 많이 담아보렴!
훨씬 좋은 글이 될 거야.
이 글을 보고 내가 다 감사했다.
말을 듣지 않은 녀석이었기에!
'내 조카 주원이 돌잔치'에 다녀온 이야기
그리고 이전에 다 쓰지 못한
'걸리버 여행기'의 독서 일기를 마무리하는 듯했다.
내가 첨언했던 말을 선생님도
거의 비슷하게 적어주셨다.
생각 느낌이 2줄뿐이네!
다음에 쓸 땐 이야기 반,
생각, 느낌 반을 써보렴!
훨씬 좋은 글이 될 거야♡
지산아! 내가 했던 말을
선생님이 그대로 하셨다.라고 하니
내가 말할 땐 반응 없던 녀석이
한 번 나를 쳐다본다. 느낀 것일까?
얼마 전에 '묵은지 김밥'을 만들어 준 적이 있다.
'엄마가 김장 묵은지를 넣어서 김밥을 해주시고
맛있게 먹은 느낌을 표현한 시'라며
내용을 적어놓는다.
사실 감동이었다. 쨔~식
선생님도 그 감동에 살짝 하나 더 넣어주신다.
선생님도 이런 느낌일 거야.
너무 잘 표현했다♡
'동탄복합문화센터 도서관'에 다녀온 내용이
아이의 일기 속에 멋지게 살아났다.
일상이었는데, 그 일상이 글이라는 일기가 되어!
'동탄복합문화센터 도서관'이라는 같은 제목으로
시를 적었다. 쨔식!!
'행복한 학교'는 내가 일하고, 봉사활동을 하는 곳이다.
이곳과 자신이 관련된 이야기를
열심히 적어내긴 했지만, 결국 원치 않아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선생님은 한 권의 일기장을 끝낸 녀석에서
축하의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지산이의 노력과 마음들이 가득가득 들은 일기장.
한 권 끝낸 걸 축하해♡뿌듯하지?^-^
화성, 반송초등학교 3학년 최지산!
노트 한 장 버리지 않고,
뜯기지 않게,
가방 속에서 잘 운반하여
열심히, , 잘 채워 넣은 글이 지금 빛나고 있다.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