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오산교육지원청, 과학 산출물 발표대회 초등 3학년 부분 최우수상
10월의 마지막 날, 지난 25일에 아들이 참가했던 경기도화성오산교육지원청 주최의 <2017 사이버 창의과학한마당 산출물 발표대회> 최종 수상 결과가 발표됐다. 아들은 3학년 부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아들의 흥분된 목소리는 콜렉트콜 전화기 선을 따라 엄마에게 전해지고 있었다.
"엄마, 저, 최우수상이래요. 담임 선생님이 살짝 얘기해 주시네요. 친구들한테는 그래서 말 안 했는데요. 상장은 학교로 온다고 했어요. 그때 상 받으러 가면서 자랑할래요. " 아들은 웃고 있었다.
지난 6월부터 과학 탐구 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된 인증 과정은 결코 녹록하지 않은 과정이었다고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오산화성시 관내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학생이 대상이었다. 9월 30일, 5단계의 마지막 인증을 받고, 그리고 지난 25일의 발표까지 시간을 계산해 보면 많은 감정들이 교차하기까지 했다. 실험을 하고, 자료를 찾고, 지정 카페에 자료를 업로드시키고, 엉성한 결과에 조금은 실망하고, 포기할까도 싶었던 마음으로 속좁게 흔들리고, 그러나 그 과정과 결과를 아끼고 사랑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아들은 그러므로써 성장해 갔던 것이다.
6월 초순, 현재 재학 중인 화성반송초등학교 3학년 6반 알림판에'사이버 창의과학 한마당'이라는 학교 공지를 발견했다. 그 순간에 나는 이거다 싶었다. 뭐든지 경쟁으로 내몰리는 학교생활에서 연구 과정을 오래 두는 결과물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과정이기도 한 것이라는 걸 알기에. 아들이 수학과 과학을 좋아한다지만, 무엇으로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관심 분야를 알리겠는가. 특정한 부분에 대해서 친구들을 붙들고, 또는 수업시간에 오롯이 누구에게 언제 전달을 해보겠는가? 에서 단계마다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보았다. 시간을 오래 두고 인증을 받는 과학탐구대회라면 아들의 진가를 볼 수 있겠다 싶었다.
그렇게 해서 아들과 세심한 작업이 시작되었다. 워드의 중요한 부분(아들은 이미 워드 작성 공부를 마친 상태고, 그래프와 표도 관심을 갖고 작성법을 배우고 있는 중이었다.)은 아들에게 가르치며, 표를 만들어보며 설명하고 진행하게 되었다. 아들의 눈빛은 꼭 끝까지 인증을 받으리라는 자신감에 차 있는 것 같아도 보였다. 그때부터 경기도화성오산교육지원청 사이버창의과학한마당의 연구에 매진하며 몸과 마음에서 불꽃이 튀는 것 같았다.
"엄마, 주제를 뭘로 할까요?"
"글쎄, 어떻게 하면 좋으니? 뭘로 해야 한다니? 계획서를 잘 써서 내야 할 텐데 말이다."
"엄마, 소윤이가 두고 간 소라가 보이네요. 저 소라로 연구할까요?"
"소라로 뭘 할까? 소리밖에 없잖니."
"그러니깐요. 소리요. 크기별로 조사해서 다름과 같음을 한 번 찾아보죠. 뭐."
그렇게 해서 시작된 게 '소라의 크기별 주파수', '소라의 크기별 데시벨', '소라 소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조사'를 단계별 연구 과제로 삼았다. 한단계 한단계 실험해서 정리한 결과치를 업로드하며 인증 결과를 기다렸다.
무사히 모든 과정에서 인증을 받았다. 다행이었다. 4단계에서 데시벨의 결과가 잘 얻어지지 않을 때는 아들을 비롯한 나와 남편까지도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분명 이 단계에서 인증을 받지 못하고 떨어지리라 예상을 했다. 몇몇 친구들은 중간 단계에서 인증을 받지 못하고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어떤 친구들은 기한 날짜를 엄수하지 못한 실수로 인증을 받지 못한 친구들이 많았다.
<현장발표> 최종적으로 5단계까지 인증을 받은 학생들 중에서 발표의 기회가 주어졌다. 각 학년마다 심사위원이 2명이 입회를 하며, 해당 학생이 4분간 발표를 하는 형식이었다. 연구 과제의 설명은 PPT 형식이 아니라 우드락에 자료를 붙여 설명을 하도록 하였다. 발표 학생들의 손에는 5단계의 최종 인증을 받은 보고서 2부와 결과 설명지가 붙은 우드락을 들어야 했다. 사실 자신의 키에 3분의 2를 넘는 우드락을 들고 어정어정 걷고 있는 아들의 모습이 우스쾅스럽기도 하고 끝까지 애를 쓰는 모습에 가슴이 뜨겁게 달아오르기도 했으며 애처롭기도 한 날이었다.
혼자 당당하게 잘 들어가, 심사위원들 앞에서 발표를 또박또박 잘 했을 것이다. 묻는 질문에 긴장하지 않고 대답했다는 아들이 대견스럽기까지 했다.
"연구할 때 무엇이 가장 힘들었어요?"
"소리를 정확히 담아낼 수 없어 데시벨 측정 부분이 어려웠습니다."
"연구하고 난 후 느낀 점이 무엇이었나요?"
"평소 소리에 대해 궁금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소리에 대해 자세하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누워있는 소라의 소리에 대해 알게 된 점이 좋았습니다."
라고 했단다.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마지막까지 어쩜 이렇게 잘 마무리를 하고 나왔는지. 끝까지 지구력 있게 포기하지 않았던 시간에 아이에게나 지켜봤던 내게도 크나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거다. 결국. 포기하지 않았던 것.
연구 과정이 방대하여, 사이버창의과학한마당에서 연구했던 내용 중 데시벨 부분만 빼고 발표를 했는데, 교내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 25명이 발표한 곳에서 1차 경쟁의 떨림을 이겨낸 아들이 참 대견했었다. 학습과정과 공부가 인생의 갈림길을 오롯이, 완벽하게,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노력한 결과만큼 얻어가는 멋진 학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https://brunch.co.kr/@mire0916/167
▲ 지난 6월, 사이버창의과학한마당에 올린 1단계 자료 인증 결과를 누락시켜버린 일이 발생했다.그와 관련된 답을 기다리며 긴장하고 불편한 마음을 나는 '기다리는 者'라는 시로 표현했다.
2017년 11월 27일, 오늘 경기도화성오산교육지원청교육장이 수여한 사이버창의과학 한마당 산출물 최우수상을 받아왔다. 교장실로 받으러 갔단다. 어느 선생님 한 분은 사진을 찍어주시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