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제주도 서쪽 여행, 들불축제 장소! 새별오름
<가을 억새꽃 새별오름, 나미래>
여러 갈래 가르마에 선을 그어두니
가을이 봄처럼 아파왔다
갈 수 있는 길은 한 곳이라고
바람이 등을 밀어 올라간 이들의
화산재가 하늘에 먼저 닿도록
억새를 어떻게 데리고 가는지
얼굴 가린 사람들은 고민을 한다지
3월 대보름달 앞에서 선보일
들풀이 별이 될 그날을 빼앗으려고
손금 자국이 되어 엉킨 억새 뿌리는
미래의 운명을 붙잡고
뿌리를 키운 사랑의 마음이 굳었지
흔들거릴 불빛을 따라
눈꽃을 날릴 시간을 기다린다네
샛길로 빠져나가려는
아들의 호기심을 막아내는
엄마의 잔소리
빈 이삭 몸뚱이 억새에겐
가을 안은 웃음소리 정겹다
사람들의 머리 위로
태양은 외로움을 눕히고
바람 이랑 속에 점들을 데려와
가을 눈꽃 속에 수를 놓았네
집으로 씨방을 옮겨 놓고
안심하는 늦가을 새별오름
새별오름에 도착하기 전에
종달이 '소심한 책방'에서 구입한
새별오름 그림엽서를 손에 쥐었다.
새별오름은 억새 꽃무리 속에
가르마가 생긴 상흔을
보이고 있었다.
가운데로 놓인
여러 갈래 길을
올라서지 못하도록
통제를 시키고 있었던 오름 .
새별오름은
언제나 날씨의 변화무쌍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화려한 햇발이 비치는 곳,
그러나 구름이 능선을 덮는 곳,
바람이 앙탈을 부리고,
비바람을 몰고 오기도 하는 곳.
가을 속에 새별오름은
맑음과
구름과
억센 바람이
공존하고 있었다.
새별오름의 급경사라는 말은 오해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부드러운 능선을 만나기 위해서는
그 정도는 올라야 한다.
한 번뿐이다.
오르면 된다.
새별오름의 억새는 예술이기에.
키를 훌쩍 넘는 억새밭을
뒹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으니 말이다.
억새의 키가 장관이었고,
억새를 일으켜 세운
땅의 기운도 장관이었으며,
억새를 흔들리게 하는
새별오름의 바람도 장관이었다.
지치지 않고
엄마와 참 잘 다니는 녀석이다.
먼저 가파른 급경사 언덕을 올라
올라오지 않는 엄마를 위해
다시 내려와 주는 의리를
지니고 있는 녀석이기도 하다.
그래서 남편보다 아들이
더 내편이라는 사실을
여행을 가서는 꼭 꼭
다시 느끼게 된다.
어느 순간,
구름 속에서
외로움과 사투를 벌이던
태양이 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카메라맨들의 셔터가
바빠진다.
새별오름은
계절마다 오르고 싶은 산이다.
가을 제주도 여행이라면
새별오름에서
억새의 눈꽃을 맞아보는 것!
자연의 선물을 즐겁게
받으면 되는 곳이기도 하다.
억새밭 사이로
풍덩 몸을 뉘이고 싶지 않은가!
새별오름 주변 8킬로 이내에는
식당이 없다.
그래서인지
푸드트럭을 많이 볼 수 있다.
새별오름 가까운 주차장에서는 다양한
먹거리의 푸드트럭이 즐비해 있었지만,
우리는 주차장 입구에서 팔고 있는
곳에서 이렇게 가벼운 점심을 나눴다.
2017년 11월 8일~11일
3일째, 제주도 여행
만물박사 아들과 함께 새별오름에서
시인의 정원
나미래 시인의 詩詩한 여행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