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詩詩한 여행 이야기, 아가냐 만에서 그물 낚시의 어부를 만나다
괌의 아가냐 해변은 우리 모자가 4일을 머물렀던 곳이다. 숨이 턱턱 막히는 더운 열기에는 역시 바다를 바라봐야 했다. 우리는 아가냐 만의 바다 이야기와 물놀이에 빠져들어 주변 지역을 탐색하는 데 즐거운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해변에서 그물 낚시를 하는 원주민을 종종 만날 수가 있었는데, 그들은 작은 새끼 고기를 내보이며 아주 근사한 맛이라 자랑을 하기도 했다. 또한 이들을 따라다니며 그물 낚시의 과정도 보게 되었다. 아가냐 만 원주민들의 그물 낚시 포인트는 작은 생선이었다. 너무 작은 생선을 쓸어 담는 모습은 아쉬웠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그러나 제일 큰 볼거리의 즐거움이 되어주기도 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2018.1.22-1.26.
<아가냐 해변과 어부, 나미래>
그물에 바다의 시간을 낚는 아가냐 만 원주민의 이야기가 들린다
열기를 지지고 볶는 소나기보다 진한 폭탄을 안고 덤벼드는
얼기설기 선들 속에 바닷소리 걸친 생명들이 들고 난다
물속을 품고 모래에 걸쳐 앉은 은빛 작은 눈동자
바다 풀숲에 낮게 걸쳐 앉아 세월의 창에 발을 걸었었지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한 연주곡은 물살의 굴곡으로 이어지고
찬을 담는 손맛을 소중히 끌어안아 새끼 생선이 머리를 뉘었네
살아나 멀리 달아나라, 화창하고 좋은 맛을 주지 말고 더 멀리 달아나라
고개를 들고 보니 냄비 안이었네 눈물을 떨구고 눈을 감았을 너
아가냐 만에서 만난 남정네의 그물엔 세월의 눈물이 차곡차곡 쌓이네
아들의 웃음꽃을 받아준 바다에 조개가 없는 이유를 알겠다 하네
이곳 아가냐 만 해변에서 잡히는 작은 생선이다. 크다가 만 생선 같은 녀석이 참 맛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섬진강에서 나는 은어보다 작은 녀석들이라고 해야 하나? 그 정도의 크기인가? 뭐 밥상 위에 참맛을 전하고 있는 듯했다.
그물 낚시를 하고 있는 이 원주민은 1979년부터 4년 동안 한국에서 군인으로 복역했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추웠다는 기억이 강하다고.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받아주는 아저씨. 다행히 나 또한 아저씨의 이야기를 잘 들을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이 생선이 큰 고기보다 참 맛있다는 말을 해 준 것도 이 분이다. 이 시기가 이 생선을 잡는 적기이기도 하다고!
한참 해변을 누비고 놀다 다시 숙소 주변을 돌아왔다. 여전히 그물 낚시하는 아저씨가 해변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이번 여행은 휴식을 겸해 지역 주민과의 소통이 있다면 참 좋겠다 생각했었다. 때문에 아들과 나는 이 지역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엿볼 수 있었음에 만족한 여행이 되어주었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