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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Aug 29. 2018

여름이 가는 소릴 들을 테요

나미래의 詩詩한 짧은 시, 달아올랐던 여름 이젠 안녕!


출장에서 돌아온 남편이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정원에 아낌없이 물을 뿌렸던 것. 2018.7.19.
한가한 주말 오후, 컵라면으로 간식을 대신하고 만화책 명상을 하는 아들. 2018년 8월 26일.



 <관심>


정글이 웃고 갈

한여름 뜰안

더위도 그늘을 찾네

시원한 맥주 한 잔

아침부터 그리운 게

달콤한 물 냄새면

또 어떤가


2018.7.19. 나미래   










<만남>

 

숲이 길들여 놓은 바람

잠시 집 앞을 서성인다

주름살 막지 못하는 웃음도


2018.8.10. 나미래









  

여름을 보내려는 때, 서해안 대부도에서. 2018.8.10.



   

<제부도>


물길은 뇌와 몸이 자유로운 사람에게로

너울대는 바람은 가을 만날 준비에 바빴다

바다의 일상에 지치기 싫다는 모래 바닥의 여름 끝     


2018.8.10. 나미래



내가 좋아하는 고향 친구의 집 창문에는 그림자 예술이 걸려있다.




<창문 풍경>    


해넘이 산 그림자 그네 타는 고목 사정

어스름이 달리는 시간 붙잡고 싶다고

산 모기도 햇살 숨은 그림에 넋을 놓더라     


2018.8.9. 나미래



















      

<벌개미취>   


꽃 나물 가을을 빚어내려

개미는 꽃술 터트리며

여름을 먹어내기 바쁘다   


2018.8.8. 나미래

 

 








고흥 거금도, 시골 친정집 옥상에 텐트를 쳤다. 올 여름 더위 속에서도 제법 야외 잠자리를 마련해 준 곳. 2018.7.31.







<친정>   

  

붉은 그늘 아래

갯바람 서성인다

눈의 행복 당첨


2018.7.31. 나미래

           







녹동항 구 선창, 아버지와 엄마가 단골로 다니시는 붕어빵 가게. 2018.8.1.



<붕어빵>


싸디 싼 붕어빵을 산다

붉은 내장 터져 나온

그 아픔도 맛나다     


2018.8.1. 나미래



도로 옆에 여유가 생긴 불법 경작지, 누군가의 손에 의해서 수수가 가을을 걷기 위해 힘을 쓰고 있다. 2018.8.29.



<수수>   


빨간 머리 한 줌 묶었어

그래도

바람의 대활 듣겠지  

   

입술 자국 상처에도

가을은

달아나지 못할 인연


2018.8.29. 나미래





나미래의 詩詩한

시인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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