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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Dec 13. 2018

13. 소소정 타운 일기, 쉬는 날, 눈이 온다고요

나미래의 詩詩한 일상 이야기, 함박눈이 내려요!


목요일 오후 수업을 쉬게 되어

집에서 글 편집에 집중하고 있는 날입니다.

몸과 마음이 안온한 날.

눈이 오네요. 펑펑!


우리집은 얕은 야산에서 가까워 눈이 내리면 오롯이 그들과의 겨울 교감을 즐길 수 있다.



눈이 오고 있어요.
새벽에 눈이 온다고 했다가,

다시 눈발이 흩날릴 정도라고만 했다가,

조금만 쌓일 것이라 했다가,

그런데 깊은 눈이 오고 있습니다.

바람도 잔잔해서
눈앞에서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어 좋습니다.


 


이웃이 잠깐 부재중이어서인지

눈을 밟는 아이들이 보이질 않습니다.





아들은 눈을 맞고 싶다고

아빠 차를 타기도 거부했었는데요.

그런데 눈은 오지 않는 하늘을 쳐다보며 등교를 했지요.


학교에 들어가면 눈을 맞을 수가 없다는데

쉬는 시간이라도 눈을 맞았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9시 넘어서 눈이 온 게 좀 야속하긴 합니다.





겨울에도 푸름을 자랑하는

남촌나무 잎사귀 위에도

하얀 무게를

덧칠해 주고 있네요.





이웃집 꼬마 아이의 등원길은

아마도 짐작하건대 행복할 겁니다.

반려견 산동이도  

너무 좋아했으니깐요.

눈이 오면 아이들, 강아지

철이 덜든 어른

좋게 말하면 감상이 풍부한 저!

내남없이

신나 합니다.





산동이는 이렇게

이웃집 친구들도 만나고요!




집 주변은 온통 하얀

세상으로 변해갑니다.

정오가 가까워 오는 데도

이렇게 펑펑 쏟아지는

예쁜 눈은 처음입니다.


남편은 회사 부근 IC에서

브레이크를 밟다

한 바퀴 뱅글뱅글 돌았다고 하네요.

큰 사고가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는데요.

눈을 싫어하는 그에게

꼭 그런 일을 주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눈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요.

그래야 '쓰레기'라고 표현을 좀 덜할 텐데요.





요즘에 '여행 에세이' 출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막바지 작업에 열중이고 있는지라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지 못하고

수정을 하고 있는데요.


창문 너머 보이는 눈에 싱숭생숭

가만있을 수 없어

오늘은 밖에서 서성이다 들어왔습니다.


눈이 내리는 날 많이 행복합니다.


나미래의 여행 에세이도 사랑해 주시길 바랍니다.




<눈이 내린다고, 나미래>



비문이 날아다니는 글, 에세이 다듬다 멈춘 눈


굳게 닫힌 맑은 창 너머 눈이 내린다 함박눈이다


함박꽃보다 더 큰 눈꽃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는


피사체의 소심한 움직임 바람이 치고 돌지도 않아


꺾어 오른 나무 등껍질 하얀 길을 내어주었네


묻어둔 차가운 고민들을 밝은 옷 입고 날아가라고  


봄물 수액이 될 거라던 말, 거연히 숲을 헤치고 싶다

 

높은 담을 훌쩍 넘어 볼까 봄부터 나무 등걸이 된 네게


자연을 살리고 먹이는 눈치 그들은 마중물이 되었다고


눈꽃을 피어 낼 높이를 우러러



시인과 정원

나미래의 詩詩한 일상 이야기

https://brunch.co.kr/@mire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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