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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Jun 27. 2019

러시아 여행2[사진], 사람이 여행이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탑승 중, 사람이 있는 재미, 먹는 재미




횡단열차 안에서 쓰는 컵입니다. 열차 흔들림에도 꿋꿋하라고 묵직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유리컵은 매우 두껍고(뜨거운 사용에도 든든) 분리되는 열차 마크 컵이 고급스럽습니다.





처음엔 빌려 쓰다 이틀째날 기념품으로 구입해서 사용했지요. 사람에 따라서 이용료를 받기도 하고 그냥 빌려주기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냥 쓰라고 주더라고요. 러시아 말도 못 하는 외국인이 너무 예뻐 보였을까요?





2층 맞은편 침대의 남성분입니다. 이틀 정도 남성분들과 자리를 함께 하게 되었고, 그다음부터는 부부나 가족들이 이용하는 간이침대로 변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칸에 있었던 이 두 남자들은 처음 반나절은 대면 대면하게 있더라고요. 잠만 자면서요. 그런데 그 후론 러시아 말로 대화를 하며 상황 정리가 다 된 듯했습니다.  너무 다정하게 친해져서 식사도 같이하고 정차역에 내려 담배도 같이 피우면서 남자들의 수다가 이렇게 지속적으로 계속되는지는 저도 이곳에서 처음 봤네요. 우리 집 남편과 아들 외에 남자들이 이렇게 많은 말을 한 것은 희귀한 광경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흠.




아들을 2층 침대에 재웠더니 아주 활발하게 그곳 생활을 잘하더군요. 잠도 무척 잘 잤어요. 잘 올라타고 다니고, 내려오기도 잘하고 위에서 엄마를 보살피며 수다도 잘 떨고요. 우리는 이렇게 각자 많은 터치를 하지 않고 잘 생활했습니다.





저는 '빨간머리 앤'의 1편 책을 가지고 갔습니다. 영문, 일문까지 따로 챙겨갔는데 유독 한글판은 두고두고 계속 읽었습니다. 영문은 잠자고 싶을 때 들고 읽으면 바로 꿀잠용으로 애용을 했습니다. 일본어까지 읽을 시간은 만들지 않았습니다.


철길과 함께 하는 풍경이 책 속에도 들어와 있었던 것 같은 생생함으로.


이 책들 외 아들이 읽고 있는 유시민 작가님의 '역사의 역사'를 빌려 읽다 가독력이 없고 너무 잠이 잘와서 이틀만에 아들에게 반납해버렸습니다.



 




잠깐이라도 정차를 하거나 30분 정도 쉬는 역이 있으면, 간이 인간 판매점이 들어서기도 하고 담배를 피우는 공간으로 변합니다.





지역 특산물과 과자 음료수를 팔기 위해 자리를 펼치죠.





첫날부 저녁으로 나온 1인분 식사입니다. 메인 탄수화물, 당근김치, 킨 수프 외 티백 홍차 한 봉지, 소금, 설탕, 숟가락, 포크, 냅킨, 휴지 등과 함께요.


예약할 때 인터넷에서, 식당에 직접 가서 식사를 주문할 수도 있습니다.


보기엔 부실해 보이지만 컵라면 하나 곁들어 같이 먹으니 저녁이 풍성해지는 느낌이었어요.




사람들은 빵과 수프를 곁들여 먹고,

뜨거운 차를 마시는 것이 열차 안에서 일상이더라고요.





저는 이 아줌마 매대에서 삶은 달걀과 빵을 샀답니다.

삶은 달걀은 진리였습니다. 든든하게 간식 요기로 좋았습니다. 정차역 매점에서도

삶은 달걀 팔고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고 간식이 떨어지면 사서 드시길요.  





열차 역에서는 가족들과 연인들의 뜨거운 포옹신과 키스신을 많이 볼 수도 있습니다.





귀여운 역사의 간이매점입니다.

이렇게 막아두고 말이 안 통하면 참 난감하겠죠.

좋은 방법은 카메라로 얼른 찍어서

사진만 보여주면 바로 알아먹습니다.

번역기 켜서 글을 입력해도 되고요.





식당 직원들은 갓 구워낸 따끈한 빵을 들고

팔러 나서기도 합니다.

뭐라 뭐라 조용하면서 다가오는데 빵 있다는 소리였겠죠.

50 루블 정도에 구매해서 먹습니다.





승무원들은 필요하면 직접 의자에 앉아

신분증을 요구하거나 확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분들에게 탑승 경찰관들이 다가와서

신분증을 확인하는 것도 봤답니다.





사람들은 열차를 이용하는 방법에

아주 익숙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오래 정차한다 싶으면 아들과 멀리 이곳저곳을

다녀보기도 했답니다.





승무원들이 이렇게 제대로 옷을 갖추고

나와 있을 땐 사람들이 탑승 준비를 도와주려고 할 때입니다.

패스포트를 보고 확인을 하죠.





이 아저씨들, 아니 총각들인지

카드놀이를 하고 있었다지요.

얼마 안 되는 것 같았지만

동전을 올리고 놀고 있었어요.


내 눈앞에서 어르신들

놀음 놀이하는 것을 본 듯한 광경에

당황하면서도 재미있게 지켜봤던 기억입니다.





문구를 이용할 일이 많아 종이 테이프도 옷에 걸어놓고

열차 생활을 했습니다. 물론 핀은 액세서리였는데

앞에 앉았던 중국 부부에게 빌려준 적이 있었어요.

핸드폰 유심을 빼야 하는데 여기저기 물으며 핀과 도구를 찾고 있더군요.

대신 옷에 걸린 을 빌려줬더니 고개를 끄덕이면서 만족하더라고요.





친절하게 우리를 도와준 우리 객실 승무원

직원분이었습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승무원들은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우리가 자주 먹었던 컵라면이었습니다. 글씨는

모르겠지만 그림으로 보고 판단해서 사기도 했었죠.





아이들의 눈을 집중시켰던 큐브 놀이였습니다.

아들이 세 가지 종류(333, 555, 666 큐브)의 큐브를 들고 갔는데

아이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서 좋았습니다.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아들에게 시선 집중되는 순간이기도 했지요.





내 자리 맞은편에 침대에

매너 없는 부부가 잠을 자고 있네요.

수많은 눈들이 오가는데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보이더라고요.


이와 관련된 이 부부의 이야기는

따로 옮기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객실에 다른 여자 승무원 분이십니다.

치장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분 같아서

'카멜레온'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큐브를 참 좋아했던 이 아이.

아들의 큐브를

두 시간 정도 가지고 놀더라고요.  

자신이 만지는 걸 계속

확인시키고 자랑하며

너무 오랜만에 집중하는 아이를 보니

큐브를 맞춰주면서도 뿌듯했다고나 할까요.


큐브 가져가길 참 잘했습니다.




https://brunch.co.kr/@mire0916/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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