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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Apr 21. 2020

17. 소소정 타운 일기, #나비가 날고 있는 곳

나미래의 詩詩한 정원 이야기, 세월호 아이들을 기억하며!

골담초, 부두화, 금작화



우리 집 정원에는

왠지 거칠고 투박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골담초'라는 이름의 나무가 살고 있다.


사람의 장기 이름인가 하고

찾아보았더니,

한자로는 골담(骨:뼈골, 擔:멜담)이라는

뜻을 지녔다. 한마디로

뼈를 책임진다는 의미인 거였다.

다른 이름으로는 '금작화' 또는 '부두화'로 불리기도 한다.


골담초의 '초'는 '풀'의 의미를 지녔지만,

풀이 아닌 콩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이다.

약용으로서 쓰이는 곳이 많겠지만,

요즘은 관상용으로 가정에서

많이들 키우고 있는

매력적인 정원수가 아닐까 싶다.


이른 봄, 4월 초가 되면 노란색

나비모양의 꽃을 피우기 시작하면서

작은 정원을 화사하게 만들어준다.


가시가 촘촘하게 나 있어

나무를 다듬거나 가지치기를 할 때

가시에 찔리는 일은 예삿일이 되었다.


노란색의 나비모양으로 피었다

붉은색으로 물들어가는 모습이

 

봉황을 닮은 것 같기도 하다.


4월이 되면,  

눈물을 금고 하늘을 떠도는

바람의 너울을 타는 바다를 떠도는

우리의 아이들이 생각난다.


'골담초'라는 시에 그 마음을 잠시 묻으며!






골담초, 나미래


나비가 날고 있었다

화를 숨긴 가시 바람에 걸려

오르지 못한 봄을 붙들고

노랗게 물오른 꽃잎 데리고  

붉게 만난 눈물을 머금고

정원을 서성이는 아이들

나뭇가지 위에 늘비했다

한 톨의 생채기도 내지 못했던

꽃잎 이름표 바다로 흩어져

봉황의 날개에 올라탄 나비들

부두(埠頭)로 돌아가야 할 사연은

능갈치는 유령의 주둥아리들

부두(斧頭)에 올라타니 내려오려나  




*부두(埠頭): 바다에 배를 대어 사람이나 짐을 싣는 곳/*부두(斧頭): 도끼의 머리/*부두(斧頭)화: 골담초는 꽃봉우리일 때 도끼 머리 형상을 닮아다하여 별칭. 꽃이 피면 봉황이나 나비를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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